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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檢 "'1조 먹튀' 하루인베스트, 외부운용사 1명에 예치 자산 94% 위탁"

비트코인 7219개, 이더리움 3만4871개, 테더 1000만개까지 늘어
직원들이 글 쓰고 댓글, 대댓글 다는 방법으로 투자 홍보하기도

[단독] 檢 "'1조 먹튀' 하루인베스트, 외부운용사 1명에 예치 자산 94% 위탁"
하루인베스트 로고.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고수익을 미끼로 1조4000억원대 코인 투자 사기를 벌인 가상자산예치서비스 업체 하루인베스트 경영진들이 기준 미달의 무자격 운용업자 1명에게 고객 가상자산 94%(1조3100억원 상당)의 운용을 위탁한 것으로 검찰 조사결과 드러났다.

8일 파이낸셜뉴스가 입수한 A4용지 12쪽 분량의 검찰 공소장에 따르면 지난 22일 서울남부지검 가상자산범죄합동수사단(단장 이정렬)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등 혐의로 구속 기소한 하루인베스트 운영업체 공동대표 A씨(44)와 B씨(40), 사업총괄대표 C씨(40)는 2020년 8월 외부운용사 선정 기준에 충족하지 못하는 무자격 운용업자 D씨를 외부운용사로 선정하고 비트코인 90개를 운용·위탁하기 시작했다.

검찰은 이들이 D씨의 위탁 운용 비율을 점차 증가시켜 2021년 11월 24일에는 약 79%(비트코인 2767개, 이더리움 1만 2900개, 테더 550만개)까지 확대했고 2022년 3월 29일 시점에는 고객들이 예치한 가상자산의 약 94%(비트코인 5000개, 이더리움 3만개, 테더 1000만개)를 운용 위탁했다고 봤다.

2022년 10월에는 위탁 운용 비율이 80%까지 내려갔으나 D씨에게 맡긴 코인 수는 오히려 비트코인 7219개, 이더리움 3만 4817개, 테더 1000만개 등으로 늘리며 '몰빵투자'를 했다. 고객의 가상자산을 더 많이 끌어들었기 때문이다.

검찰은 공소장에서 "이들은 고객의 가상자산 중 대부분을 내부운용팀에서 운용하지 않고 5개 미만의 외부운용사에게 운용토록 했다"며 "실력있는 전문인력들로 구성된 내부운용팀이 고객들의 가상자산을 운영하는 것처럼 홍보했으나, 사실 총 가상자산의 10%도 운용하지 못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내부운용팀은 2020년 9월 고객 가상자산 절반 이상을 운용하지 못했다. 또 2021년 5월 중순 대규모 운용 손실이 발생한 뒤 가상자산운용 프로그램의 기술적 문제 수정 명분으로 그해 11월경까지 가상자산 운용을 중단하기도 했다.

아울러 2022년 6월에 새로 조직된 내부운용팀은 약속한 수익률보다 낮은 운용 수익을 내는데 그쳤다.
이때부터 이듬해 6월까지 하루인베스트 고객들로부터 예치받은 가상자산의 10% 미만 정도만 운용하는 수준에 불과했다고 검찰은 공소장에 적시했다.

이들은 2021년 7월~2023년 6월까지 약 2년 동안 직원들이 작성한 글을 재테크, 부동산, 맘카페 등에 마치 카페 회원들이 작성한 것처럼 496차례에 걸쳐 홍보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은 "이들은 한 마케팅 업체에 하루인베스트의 모회사 블록크래프터스 직원들이 쓴 게시글, 댓글, 대댓글 원고를 제공했다"면서 "마케팅 업체는 이렇게 받은 내용과 허위 계정들을 이용해 수익률 인증 게시물을 온라인 카페 등에 올리고, 회원들이 여기에 댓글과 대댓글을 작성한 것처럼 게재하는 방법을 썼다"고 전했다.


koreanbae@fnnews.com 배한글 정원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