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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는 애플... 시총 2위도 ‘위태’ [글로벌 리포트]

MS에 1위 뺏기고 엔비디아에도 쫓겨
AI 분야서 뒤처지고 EU 규제 등 겹쳐
최근 애플카 중단하고 AI 집중 선언
"성과 내기까진 6개월~1년 걸릴 것"
中 아이폰 판매량 줄며 실적도 타격
AI폰 출시 등 스마트폰 매출 회복 과제

흔들리는 애플... 시총 2위도 ‘위태’ [글로벌 리포트]
【파이낸셜뉴스 실리콘밸리=홍창기 특파원】 세계 최고의 정보기술(IT) 혁신 기업인 애플이 현재 처한 난제를 어떻게 풀어갈 지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애플은 최근 전세계적인 대세가 된 인공지능(AI) 분야에서 리더가 될 것이라는 것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고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로부터 18억4000만유로(약 2조700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으면서 휘청이고 있다. 여기에 애플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아이폰의 중국 판매 감소세가 두드러지면서 실적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때문에 올해 1월 마이크로소프트(MS)에게 시가총액 1위 자리를 내줬고 2위 자리도 엔비디아에 내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애플이 과거의 명성을 되찾으려면 AI 전략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를 해소하고 아이폰에 대한 관심을 다시 불러일키는 혁신 엔진을 다시 켜야 한다는 분석이다.

■AI 뒤처진 애플, 영끌 M&A도 해야한다?

애플은 아이폰을 통해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을 성장시켰고 이를 통해 다시 혁신을 이룰 수 있었다. 그러나 AI 분야에서는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최근 애플의 위기는 AI를 구현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평가다. AI가 전 세계를 집어삼키고 있지만 그동안 애플은 AI 비전을 명확히 밝히지 못했다.

미라마 캐피털의 맥스 와서먼 설립자는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애플이 AI를 어떻게 사용할 것인지, AI를 어떻게 수익화할 것인지에 대한 전략을 보지 못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것이 핵심이다"면서 "애플은 AI를 통해 소비자가 애플 제품을 소비하고 싶게 만들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월가의 전문가들은 애플이 지난 10년 동안 진행해 온 자율주행차(프로젝트명 타이탄) 개발을 포기한 이유가 생성형 AI 개발에 집중하기 위한 것으로 짚었다. 애플은 오는 6월에 열리는 애플의 세계 개발자 회의(WWDC)에서 AI 계획을 발표할 것이 확실시 되고 있다.

리서치 전문기관 멜리우스 리서치 애널리스트 벤 라이츠는 "애플의 AI 전략은 아이폰 출시 이후 가장 중요한 전략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애플의 AI 전략이 성공할 경우 주춤하고 있는 아이폰 등 애플 디바이스의 상승세를 견인할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로젠블랏의 애널리스트 바튼 크록키트 역시 "애플이 역사적인 파괴적인 혁신가로서의 위치를 되찾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무기는 AI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AI가 주도하는 전 세계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해서 애플이 반드시 AI를 안고 가야한다는 것이 중론이다.

미라마 캐피털의 와서먼 설립자는 "애플은 AI 기술을 따라잡기 위해 새로운 아이폰을 출시하거나 비전프로와 같은 헤드셋을 출시하는 것 이상의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애플은 AI와 함께할 능력이 있지만 6개월에서 1년 정도의 시간은 필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부에서는 애플이 AI를 위해 대규모 인수합병(M&A)을 추진해야 할 필요성도 제기하고 있다.

하베스트 포트폴리오 매니지먼트의 공동 최고투자책임자(CIO)인 폴 믹스는 "애플의 재무상황을 보면 충분히 M&A에 가능하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애플의 M&A의 경우 애플의 오랫 전통과 모순된다. 애플은 자신들이 생산하지 않는 제품은 뛰어나지 않다는 철학을 고수하고 있다. 때문에 애플은 지난 2014년 월정액 스트리밍 음악 서비스를 제공하는 비츠뮤직을 30억 달러에 인수한 후 M&A를 하지 않았다.

■AI 기능 탑재 아이폰 출시돼야 지적도

AI와 더불어 애플은 아이폰의 매력을 되살려야 하는 숙제도 안고 있다. 이미 삼성전자는 지난 1월 갤럭시24 S 시리즈 언팩에서 AI 기능을 접목한 기능을 선보이며 AI폰 시장에서 한 발 먼저 치고 나갔다.

여전히 애플은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을 지배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애플의 아이폰 고객들이 더 오래 아이폰을 사용하면서 아이폰 매출이 눈에 띄게 증가하지 않고 있다. 지난 몇 분기 동안 아이폰 판매가 정체되면서 성장 둔화가 나타나는 이유다. 지난해 4·4분기 애플은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이 2% 증가하면서 겨우 4분기 연속 매출 감소세에서 벗어났다.

그러나 중국 시장에서의 시장 점유율 하락이라는 큰 위기는 여전하다. 지난해 4·4분기 중국 시장에서 화웨이와의 경쟁 심화로 아이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3%나 급감했다. 카운터포인트 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들어서도 첫 6주 동안 아이폰의 중국 내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24%나 줄었다. 애플이 중국에서 대규모 할인 행사를 벌였지만 판매 급락을 막지 못한 것은 충격적이라는 평가다.


이런 복합적인 요인은 아이폰을 사용하고 있는 고객들이 새로운 아이폰을 구매하도록 유인할 수 있는 아이폰의 새로운 매력적인 기능이 부족하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믹스 공동 최고투자책임자는 "휴대폰 시장이 포화됐다는 불안감이 존재한다"라고 말했다. 애플이 새로운 AI 기능이 탑재된 아이폰을 통해 정체되고 있는 아이폰 판매를 늘려야 현재의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는 진단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theveryfirst@f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