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증권사의 해외 상업용 부동산 만기도래 익스포져(위험노출액)가 향후 3년간 5조원을 넘을 전망이다.
12일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2024~2026년 만기가 돌아오는 미국, 유럽 중심 해외 상업용 부동산의 익스포져는 4조7000억원(2023년 9월 말 기준)에 달한다. 지난해 1조1000억원 가운데 상당 규모가 리파이낸싱된 것을 감안하면 만기 도래분은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올해 만기 도래분이 2조2000억원으로 가장 많다. 이어 2025년 1조원, 2026년 1조5000억원, 2027년 6000억원, 2028년 이후 7000억원 수준이다. 한신평 위지원 연구원은 "리파이낸싱 부담이 지속되는 상황"이라며 "특히 대형사들의 자산건전성 부담 요인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대형사는 자본 3조원 이상 종합금융투자사업자 9개사, 중소형사는 나머지 20개사로 분류했다.
해외 상업용 부동산은 가치 하락으로 지난해부터 평가손실이 발생했다. 지난해 국내외 부동산 익스포져 약 42조5000억원 중 5조5000억원이 증권사들의 누적 손실로 인식됐다. 누적 손실은 대형사가 4조원, 중소형사는 1조5000억원 수준이다.
한신평은 대형 증권사의 주요 리스크에 해외 상업용 부동산을, 중소형사의 경우는 국내 브릿지론을 꼽았다.
부동산 포로젝트파이낸싱(PF)은 초기 브릿지론과 본PF로 나뉘는데 브릿지론은 시행사가 본PF 대출을 받기 전 토지비, 초기사업비를 대출받는 것이다. 주로 제2금융권에서 진행하다 보니 금리가 높다. 건설사 자금난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본PF는 인허가 등이 진행된 이후 착공 시점에 받는 대출금이다. 통상 사업주체인 시행사는 본PF로 브릿지론을 상환하고, 착공 이후 분양 수입금 또는 자산 매각대금 등으로 본PF를 상환한다. 즉 브릿지론에서 본PF 대출로 전환이 안 되는 것은 브릿지론과 본PF 대출 사이에 사업성이 악화했음을 뜻한다.
위 연구원은 "충당금 적립, 유동성 대응 부담으로 재무안정성이 저하되는 일부 중소형 증권사는 신용도 하방 압력이 지속될 것"이라고 짚었다.
또 PF 구조조정이 지연될 경우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올해 브릿지론 만기가 집중된 데다 내년부터는 본PF 만기가 도래하기 때문이다. 브릿지론이 본PF로 전환될 경우 대출 규모는 확대될 수밖에 없다.
한편 캐피탈사의 경우도 부동산 시장 악화로 차환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 올해 만기도래 규모가 크게 증가하면서 시장 분위기는 살얼음판이다. 한신평은 보고서에서 "레고랜드 사태(2022년 10~12월), 태영건설 워크아웃 이후(2024년 1~2월) 이후 캐피탈사의 여전채 차환율이 빠르게 저하됐다"고 분석했다.
khj91@fnnews.com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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