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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신, "러시아, 구금 한국인 정치적으로 활용 가능성"

[파이낸셜뉴스]
외신, "러시아, 구금 한국인 정치적으로 활용 가능성"
임수석 외교부 대변인이 1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외교부에서 정례브리핑에서 한국인 선교사가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간첩 혐의로 체포된 사실에 대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러시아에서 한국인이 처음으로 간첩 혐의로 체포된 가운데 러시아 당국은 기밀정보를 외국 정보기관에 넘겨주기로 했다고 밝혔다. 외신들은 러시아가 정치적으로 활용할 가능성을 제기했다.

12일(현지시간) 타스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수사당국 관계자는 "간첩 혐의로 체포된 백 씨에 대한 형사 사건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그가 상대방에게 자신을 작가로 소개하며 국가 기밀에 해당하는 정보를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고 전했다. 이어 "백 씨는 이 정보를 외국 정보기관에 넘겨주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 관계자는 백 씨가 전달받은 정보와 외국 기관에 대해서는 국기 기밀을 이유로 밝히지 않았다.

대한민국 국민이 러시아에서 간첩 혐의로 체포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타스 통신에 따르면 백 씨는 올해 초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체포됐고 지난달 말 모스크바로 이송됐다고 전했다. 현재는 모스크바 레포르토보 구치소에 수감된 것으로 전해졌다. 레포르토보 법원은 비공개 심리를 통해 구금 기간을 6월 15일까지로 연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법원에서 간첩혐의 유죄가 인정되면 10~20년 징역형을 선고받을 수 있다.

외신들은 러시아가 정치적 협상 카드로 사용할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한국이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서방국에 동조해 러시아를 비난함으로써 비우호국으로 지정됐고, 반면 북한과 러시아는 밀착 관계를 심화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했다.

영국 BBC는 "러시아가 한국인 남성을 간첩 혐의로 구속했다"면서 "최근 수십 년간 러시아에 억류된 최초의 한국인으로 추정된다"고 보도했다.
이어 "러시아는 정치적 협상 카드와 (자국민) 죄수 교환을 위해 다른 나라 국민을 체포한다는 비난을 받아왔다"면서 "한국은 서방 동맹국과 함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비난한 반면 북한과 러시아는 정상회담을 하는 등 긴밀한 관계를 발전시켜 왔다"고 상기했다.

아랍권 알자지라는 "러시아가 간첩 혐의로 한국인을 구금했다"면서 "러시아에 수감된 외국인 중 가장 최근 사건"이라고 보도했다. 이어 "이번 사건은 한국인이 간첩 혐의로 러시아에 구금된 첫 사례"라면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서방의 제재를 지지했다는 이유로 2022년 한국을 비우호국으로 분류했다"고 전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