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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CPI 두달째 상회… 6월 금리 내리겠지만 횟수 줄 수도

2월 물가상승률 3.2% 예상보다↑
보스턴 연은총재, 비둘기파 발언
6월 0.25% 인하 확률 57% 전망
개인소비지출 2.4%로 목표 근접
"의미있는 지표" 연착륙에 힘실려

美 CPI 두달째 상회… 6월 금리 내리겠지만 횟수 줄 수도
12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 라파엘의 잡화점에서 한 손님이 물건을 고르고 있다. AFP연합뉴스
지난 2월 미국의 물가상승률이 2개월 연속으로 시장 전망치를 웃도는 가운데 올해 미국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가 꺾이지 않고 있다. 현지에서는 인하 횟수가 3회에서 2회로 줄어들 수 있지만 인하 자체는 확실하다는 분위기다.

미 노동부는 12일(현지시간) 발표에서 2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전년 동월 대비 3.2%라고 밝혔다. 이는 1월 상승률 및 시장 전망치였던 3.1%보다 높은 숫자다. 1월 CPI 상승률 역시 시장 전망치(2.9%)보다 높은 수준이었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같은날 미 연방준비제도(연준) 산하 보스턴 연방은행 총재였던 에릭 로젠버그를 인용해 물가상승이 다소 빠르기는 하지만 연준의 금리 인하 기조가 바뀌지는 않았다고 전했다. 지난 2007~2021년 동안 보스턴 총재를 역임했던 그는 2월 CPI 수치가 지난해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드러났던 금리 인하 전망을 꺾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로젠버그는 2월 CPI에 대해 "기본적으로 점진적인 개선이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그는 물가상승을 부추기는 "임금과 급여의 하락세가 계속되는 한 2월 CPI 수치가 6월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를 바꾸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준은 물가상승을 억제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약 23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인 5.25~5.5% 구간의 기준 금리를 유지하고 있다.

연준의 FOMC 관계자들은 지난해 12월 공개한 금리 전망 문건에서 올해 0.25%p씩 3차례 금리 인하를 예상했다. 연준의 제롬 파월 의장은 지난 6일 미 하원 반기 통화정책 보고에 앞서 제출한 서면 답변에서 올해 안에 기준 금리를 낮출 수 있다고 밝히면서 시점과 규모에 대해서는 확정하지 않았다. 연준은 오는 20일과 5월, 6월, 7월, 9월, 11월, 12월까지 7차례의 FOMC 회의에서 금리를 결정한다.

미 시카고상품거래소(CME)에서 제공하는 시장분석도구인 페드워치에 따르면 12일 기준으로 연준이 이달 20일 금리를 동결할 확률은 99%다. 5월 FOMC의 동결 확률도 85.5%였다. 6월의 경우 동결 확률이 33.7%에 그친 반면 0.25%p 인하 확률은 57.4%에 달했다. 0.5%p 인하 확률도 8.8%로 집계됐다.

WSJ는 2월 CPI 상승률이 예상보다 높았음에도 불구하고 12일 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가 1%p 이상 뛰어 사상 최고 기록을 세웠다고 지적했다. 이어 시장에서 6월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가 꺾이지 않았다고 진단했다. 로젠버그는 미 경제가 빠르게 가라앉고 있다며 5월 인하 역시 가능하지만 연준 인사들이 6월까지는 기다린다고 내다봤다.

WSJ는 연준이 물가 진단에서 CPI보다 신뢰하는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 변동을 지켜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상무부에서 발표하는 PCE 상승률은 측정 비중이 달라 CPI 상승률보다 낮은 경향을 보인다. 미국의 1월 PCE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2.4%로 연준이 물가 안정 목표로 제시한 2%에 근접했다. 2월 PCE 수치는 이달 29일 나온다.


다만 금리를 내리더라도 규모나 횟수가 줄어든다는 의견도 있다. WSJ는 연준 관계자들이 오는 20일 FOMC 회의에서 올해 3차례가 아닌 2차례 금리 인하를 논의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영국 바클레이스은행의 푸자 스리람 이코노미스트는 2월 CPI 수치에 대해 "물가상승률이 2%에 빠르게 근접하고 있다는 연준의 자신감을 떨어뜨릴 것"이라고 분석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