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서울 중·성동갑
강북 한강벨트 대표적 요충지
두후보 모두 지역연고는 없어
윤, 의원직 사퇴 후 '절치부심'
"지역 부동산 개발 이룰 적임자"
전, 지역민들에 인지도 높아
"민생현장 발로 뛰며 민원 해결"
지난 5일 서울 성동구 뚝도시장을 방문한 국민의힘 윤희숙 후보(오른쪽)가 시민들과 인사 하고 있다. 국민의힘 윤희숙 후보 측 제공
전현희 더불어민주당 후보(왼쪽)가 시민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전현희 캠프 제공
서울 중·성동갑은 강북 한강벨트의 대표적인 스윙보터 지역으로 꼽힌다. 20대 총선 선거구 획정으로 처음 개설돼 20~21대 총선에서는 더불어민주당의 손을 들어줬다. 하지만 지난 2022년 대선에선 윤석열 대통령의 득표율이 더 높았고, 지방 선거에서도 국민의힘 소속 오세훈 서울시장의 득표율이 민주당 후보에 비해 앞섰다. 이에 이번 4·10총선에서도 서울지역내 대표적 격전지로 주목받고 있다. 중·성동갑에는 '경제통'으로 불리는 윤희숙 국민의힘 후보와 민주당 여전사 3인 중 1명인 전현희 후보의 맞대결이 성사됐다. 두 사람 간에는 전 후보가 국민권익위원장 시절인 지난 2021년 8월 부동산 의혹 조사 결과 부친의 농지법 위반 사실이 드러나며 윤 의원이 의원직을 포기한 악연이 있다.
■부동산 개발 염원 이뤄줄 윤희숙
"부동산 개발에 적극적인 곳이 그래도 보수당이지 않나. 예전에 오세훈 서울시장일 때는 성동구에 재개발지구가 어마어마하게 들어있었는데, 박원순 시장이 오면서 입을 싹 닫고 무산됐다."
13일 서울 성동구 왕십리동에서 만난 주민 김모씨(68)는 윤희숙 국민의힘 후보 지지 이유에 대해 "지역발전에 도움이 될 인물이 좋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오전 7시50분 왕십리 오거리. 중·성동갑에 출마한 윤 후보는 시민들과 출근인사에 분주했다. 건널목에서 바쁜 걸음을 떼는 시민들을 향해 손을 높이 들어 흔드는가 하면, 신호를 기다리느라 멈춰 선 시민들과 눈을 맞추고 악수를 하며 스킨십을 이어갔다.
여당의 '경제통'으로 불리는 윤 후보는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컬럼비아대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 국민경제자문회의 민간자문위원, 최저임금위원회 공익위원 등으로 활동했다.
윤 후보는 지난 총선에서 서초갑에 전략공천을 받아 국회에 입성했으나 부친의 농지법 위반 의혹으로 2021년 의원직을 자진 사퇴했다.
이번 총선을 앞두고는 86 운동권 정치 청산을 외친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전폭적인 지지 아래 중·성동갑에 출사표를 던졌다.
경제전문가답게 윤 후보는 이번 총선에서 집값 상승으로 소위 '강남화'가 진행된 중·성동갑 지역구를 책임질 적임자로 내세우고 있다. 과거 총선 결과만 놓고보면 중·성동갑은 더불어민주당의 텃밭으로 여겨졌지만 성수동에 고가 주상복합아파트가 세워지고 왕십리를 비롯해 행당동, 도선동 등에서 뉴타운 아파트 값이 대폭 오르면서 보수세가 전보다 짙어졌다는 분석이다. 특히 성수동 아크로서울포레스트는 지난해 아파트 공시가격 5위에 오르기도 했다.
윤 후보는 이번 총선 공약으로 지역개발과 교육·양육 환경 개선을 제시하고 있다. 주요 내용으로는 △성수지구 미래형 첨단산업밸리 조성 △도시정비사업 통한 주거환경 개선 △왕십리 역세권 24시간 어린이병원 △제2 서울숲·한강 둘레길 조성 등이 포함됐다.
다만 지역 민심 중에는 거대 양당의 후보가 어떤 경력을 갖췄고, 지역발전을 위한 인물이 누구인지 시간을 두고 판단하겠다는 의견도 나온다. 윤 후보와 전현희 더불어민주당 후보 모두 지역 연고가 없는 데다 공통적으로 전략적 판단이 공천에 작용했기 때문이다.
서울 뚝도시장에서 화장품 가게를 운영하는 이모씨(65)는 "실생활 공약을 먼저 본다. 무엇보다 젊은이들이 잘살게 해주면 된다"며 "아직 후보들에 대해서는 더 공부해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민원해결사 전현희
"꼭 당선돼서 다시 만납시다." 이날 오전 서울 중·성동갑에 출마한 전현희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행당시장 상인회와 간담회를 가졌다. 파란색 롱패딩 차림에 가슴에는 트레이드마크인 해바라기를 꽂은 전 후보에게 상인들은 다음을 기원하며 애정 어린 격려와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전 후보는 지난 2월 27일 이 지역에 전략공천되며, 총선 한달여 전인 약 1주일 전부터 지역을 돌기 시작했다. 전 후보는 비교적 늦게 지역을 뛰기 시작했으나 민주당 험지인 서울 강남을에서 국회의원을 지내고, 국민권익위원장으로 재직하는 등 인지도가 높은 편이다. 이에 유세현장에서 지역민들로부터 해바라기 조화와 민주당으로의 투표 '몰빵'을 의미하는 빵을 선물받기도 했다. 전 후보는 "먼저 알아보시고 해바라기를 미리 준비해 주시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전 후보는 권익위 시절 전국의 민생현장을 발로 뛰며 민원을 해결했던 경험을 토대로 '민원해결사'를 슬로건으로 내세우고 있다. 분 단위로 지역민을 최대한 많이 만나 의견을 듣고 공약을 설명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날 오전 전 후보는 여성축구회 성동FC와 만나 교육공약을 설명했다. 전 후보는 중학교 신설 등 교육환경을 개선하고 24시간 어린이안심병원을 구축하는 교육특구 조성을 구상하고 있다. 젊은 엄마들 위주로 구성된 회원들은 "정말 필요한 부분들이었다"며 전 후보의 공약에 호응했다. 한 회원은 "현안에 대해 얘기를 들을 수 있어 좋았다"며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
이 밖에도 전 후보는 왕십리역 일대를 동북부 교통·경제 중심 허브로 키우고, 뚝섬·성수역 일대에는 패션·뷰티, IT·엔터테인먼트 등 글로벌 복합첨단산업밸리를 조성하겠다는 공약을 내걸고 있다.
다만 급하게 투입돼 지역 연고가 없는 점이 전 후보의 치명적 약점이다. 행당동 토박이인 김성권씨(92)는 "이전에도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에 투표했기에 이번에도 임 전 실장이 나오면 뽑으려고 했다. 후보가 바뀐지 몰랐다"고 성토했다. 하왕십리동 인근에서 만난 80대 김모씨도 "어디를 투표할지 모르겠다.
후보들을 잘 모른다"며 고심했다.
전 후보는 "민원해결 능력에 있어서는 제가 검증돼 있고 성과도 낸 적이 있다. 이런 성과를 가지고 지역에서 발로 뛰고 소통을 하겠다"며 "지역 주민들의 민생이나 민원을 누구보다 잘 해결할 수 있는 유능한 일꾼"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syj@fnnews.com 서영준 홍요은 최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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