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금리인하 기대감으로 시장에 유동성이 돌면서 전환사채(CB), 신주인수권부사채(BW) 등 메자닌(주식연계채권) 발행이 다시 증가하는 추세다. 기업들이 제시한 연간 이자율이 0~1% 수준임에도 시세차익에 대한 기대감으로 메자닌 투자시장에 돈이 들어오고 있다.
14일 코스콤 CHECK에 따르면 이달 CB 순발행 규모(13일 기준)는 1436억원이다. 기준금리 인하 시기가 늦춰질 수 있다는 불안감으로 지난 1월에는 2349억원어치가 순상환 된 바 있다.
순상환은 만기도래한 채권에 대한 현금상환이 발행액을 초과했음을 의미한다. 그러나 지난달 기준금리 인하가 가시화되면서 154억원어치 순발행으로 돌아섰다.
BW 순발행액도 1월 115억원, 2월 154억원, 3월 200억원(13일 기준)으로 점차 증가하는 모습이다. 통상 금리인하 시기로 들어서면 양적완화에 따라 시장에 돈이 돌 것이란 기대감이 커진다. 주가 상승으로 인한 시세차익을 노리는 투자자들이 많아진다는 뜻이다.
CB는 일정한 조건에 따라 채권을 발행한 회사의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권리가 부여된 채권이다. 전환 전에는 확정이자를 받을 수 있고, 주가가 채권 액면가보다 오를 경우 주식으로 교환해 차익을 누릴 수 있다.
BW는 채권과 신주인수권이 결합된 증권이다. 신주인수권부사채에 투자하는 투자자는 채권을 보유함으로 인해 원금과 이자를 지급받을 수 있고, 주가 상승 시에는 시세차익을 얻을 수 있다.
유동성 확대와 반도체산업 회복에 대한 기대심리에 힘입어 반도체 기판 제조업체 심텍은 이달 12일 사모시장에서 만기 1000억원 규모 CB, 200억원 규모 BW를 발행하는데 성공했다.
CB, BW 모두 5년물로 표면이자율은 0%, 만기이자율은 연 1.0% 수준이다. CB의 전환비율은 100%이고, 전환가액은 주당 3만276원이다. BW 역시 워런트(신주인수권) 행사 가액 역시 주당 3만276원이다.
CB는 신기술사업투자조합과 산은캐피탈, 신한캐피탈, 삼성증권, 이베스트투자증권, KB증권 등이 나눠 인수했다. BW는 하이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등이 가져갔다.
일부 바이오업체도 주가에 대한 기대감이 오르며 CB 발행시장을 통해 자금을 조달했다. 메타바이오메드는 지난 11일 CB 240억원어치를 발행했다. 전환비율은 100%, 전환가액은 주당 4795원이다. 5년물로 표면이자율과 만기이자율이 모두 0% 임에도 신기술투자조합과 여러 펀드가 해당 CB를 담았다.
코스닥 바이오 대장주인 HLB가 이달에 발행한 CB 3년물의 표면이자율은 1.0%, 만기이자율은 연 4.0% 수준이다. 미래에셋증권, 제이에스티나 등이 담았다. 영화배우 소지섭을 비롯해 여러 개인 투자자들도 해당 채권을 사들였다.
이 밖에 인스코비(120억원), 퀀타매트릭스(175억원), HLB(600억원), 한일진공(50억원) 등이 이달에 CB를 발행하고 나섰다.
한편 메자닌에 대부분 부여된 풋옵션은 기업들의 유동성 리스크를 키울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주가가 전환가격보다 낮은 수준이 계속될 경우 투자자들은 풋옵션(조기상환청구권)을 청구하기 때문이다.
khj91@fnnews.com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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