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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화 리스크’ 여야 잇단 공천취소... 계파 갈등·대체후보 물색 후유증

여야가 4·10총선에 출마한 일부 후보의 과거 부적절한 언행 등으로 인한 공천취소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 국민의힘은 김현아·박일호 후보에 이어 정우택·도태우·장예찬 후보의 공천을 철회했고, 더불어민주당은 정봉주·손훈모 후보의 공천을 취소했다.

여야 모두 설화 악재에 발빠르게 대처한다는 방침이지만 공천 뒤집기 및 재공천 과정에 대한 내부 반발과 재조명 되고 있는 친명계 후보들의 막말 이력이 총선의 최대 리스크로 부상하는 모양새다.

민주당은 17일 '막말 및 거짓 사과' 논란을 빚은 정봉주 후보의 공천을 취소한 서울 강북을 공천과 관련해, 현역 박용진 의원과 조수진 노무현재단 이사의 2인 경선을 치르기로 했다. 전략 경선에 총 27명의 후보가 공모했고, 예비후보를 2명으로 추린 것이다. 다만 박 의원이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요청한 '하위 10%' 패널티 적용 철회'는 받아 들여지지 않았다. 18~19일 이틀간 전국 권리당원 70%, 강북을 권리당원 30% 온라인 투표 결과에 따라 최종 후보를 정하게 된다. 이처럼 신속하게 추가 경선방식을 결정한 것은, 더이상 경선을 둘러싼 논란이 확산되는 것을 막고 최대한 빠른 시간에 공천작업을 마무리한 뒤 본선에 집중하겠다는 당 공관위의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또 친명계 위주의 공천 특혜가 있다는 당 일각의 의구심을 조기에 수습하려는 의도도 깔려있다는 분석이다.

게다가 양문석·이언주·김우영·김준혁 후보 등 친명계 후보들의 막말 이력 논란도 이어지고 있다. 경기 안산갑의 양 후보는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실패한 불량품'이라고 비하한 발언이 알려지면서 당 지도부 사이에서도 파열음이 일고 있다. 이재명 대표는 "정치인끼리 비판한 일" "표현의 자유"라며 감쌌지만, 김부겸 상임공동선대위원장은 사실상 양 후보의 자진사퇴를 요구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양 후보를 만나 "지금 수습할 수 있는 거는 당신밖에 없다. 새로운 게 (더) 나오면 우리도 보호 못 한다"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은 당에 공천 재검증을 요청한 상태다. 앞서 노무현재단 이사장인 정세균 전 총리와 '친노 적자'인 이광재 경기 성남 분당갑 후보도 양 후보에 대한 공천 철회를 촉구한 만큼, 이번 사안이 또다시 계파갈등으로 비화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한편 국민의힘 공관위는 과거 막말 논란에 휩싸였던 도태우·장예찬 후보의 공천을 취소했다. 이 역시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비합리적인 언사 등에 대해선 공천 이후라도 '현미경 검증'을 통해 얼마든지 후보 교체에 나설 수 있다는 여당 공관위의 판단이 깔렸다는 관측이다. 한편 당 공관위는 각 후보자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모니터링하는 것으로 전해졌는데, 이는 후보자 개인의 과거 발언 리스크를 최소화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ming@fnnews.com 전민경 정경수 김예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