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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멕시코산 중국차에 관세 100%

EV 앞세운 중국차 공세에 사전 차단 분위기 높아져

트럼프, 멕시코산 중국차에 관세 100%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반달리아에서 연설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베이징=이석우 특파원】 중국 자동차에 대한 미국의 견제가 더 거세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오는 11월 대선에서 재선될 경우 중국 자동차 업체가 멕시코에서 생산한 차량에 "100% 관세를 부과하겠다"라고 밝혔다. 값싼 중국차가 미국으로 유입되는 것을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것이다.

17일 싱가포르의 렌허자오바오 등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미국 중서부 오하이오주 유세에서 이 같이 말하면서 자신이 당선되지 않으면, 미국 자동차 산업은 피바다가 될 것, 즉 와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트럼프는 "거대한 자동차 제조 공장이 멕시코에 건설되고 있다"라면서 "미국인들은 고용하지 않고 차를 미국에 팔려고 하는 데 그건 절대로 허용할 수 없다. 국경을 넘어오는 차량에 100% 관세를 부과하겠다"라고 호언장담했다.

미국은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을 체결, 일정 조건만 충족하면 멕시코로부터 미국으로 수출되는 자동차에 대해 무관세 정책을 진행하고 있다.

이전까지 멕시코 생산 중국차에 50% 관세를 매기겠다고 주장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전기자동차(EV)를 앞세운 중국차의 수출이 급성장하고 미국내 대중 경계론이 높아지자 한층 더 강경한 자세를 취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미국 자동차 시장에서 중국차의 점유율은 미미하지만 EV 등 가성비를 앞세운 중국차의 약진에 미국 내 위기감도 커지고 있다. 앞서 조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달 말 중국 EV 등 스마트 자동차에 대한 수입 차단 방안을 미 상무부에 지시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인터넷으로 연결돼 있는 스마트 자동차들은 바퀴에 스마트폰이 달린 것과 마찬가지"라면서 "중국 차량이 미국 시민과 인프라에 관한 민감한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으며 이 정보가 중국으로 보내져 중국 정부가 원격으로 차량을 조종할 수 있다"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미국 자동차업계의 위기감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지난해 처음으로 세계 자동차 수출 1위 국가로 등급했다. EV의 약진에 힘입은 바가 컸다. 지난 1월 중국 공업정보화부에 따르면 2023년도 중국 자동차 수출은 전년 대비 57.9% 증가한 491만대를 기록하면서 세계 1위가 됐다. 전기차·하이브리드차·수소차 등 신에너지 차가 2022년보다 77.6%가 증가한 120만3000여대로 나타나는 등 EV 등 신에너지차를 앞세운 시장 진출이 두드러진다.

중국은 또 지난해 처음으로 신에너지차 연간 수출에서 100만대를 넘어섰다. 자동차 생산과 판매에서도 각각 3000만 대를 넘어섰다. 중국은 15년 연속으로 세계 자동차 판매 및 생산 1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june@fnnews.com 이석우 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