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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 수발 도발 재개, 전문가 '시간차 도발' 분석 (종합)

중-양회, 러-대선 종료, 북한 대형 기념일 집중...적극적 도발 재개 가능성
추가 정찰위성 발사대 준공 관측, 7차 핵실험을 감행 준비 정황도 포착
제3차 민주주의 정상회의 30여국의 장·차관 서울로 모이는 시점 노린 듯
전문가, 군사적·외교적 대응, 민주주의 정상회의 공동규탄 메시지 등 필요

[파이낸셜뉴스]
北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 수발 도발 재개, 전문가 '시간차 도발' 분석 (종합)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2022년 1월 15일 공개한 사진에 14일 북한군이 평안북도 철도에서 미사일을 시험 발사하고 있다. 통신은 철도기동 미사일연대가 검열사격훈련을 실시해 2발의 전술유도탄이 동해상의 목표물을 명중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시험 발사는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북한에 부과한 새로운 제재에 대한 보복으로 보인다. 사진=조선중앙통신
합동참모본부는 18일 북한이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을 여러 발 발사했다고 밝혔다.

이날 합참은 "오늘 오전 7시 44분쯤 평양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된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비행체 수 발을 포착했다. 북한의 미사일은 300여 km 비행 후 동해상에 탄착했다"며 "우리 군은 北 미사일 발사 시 즉각 포착하여 추적·감시하였으며, 미·일측과 관련 정보를 긴밀하게 공유하였고, 세부 제원은 종합적으로 분석 중에 있다"고 밝혔다.

합참은 "이번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명백한 도발행위"라며 강력히 규탄하고 "우리 군은 굳건한 한미 연합방위태세 하에 북한의 다양한 활동에 대해 예의주시하면서 어떠한 도발에도 압도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능력과 태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올해 두 번째 탄도미사일 도발

이날 북한의 도발은 지난달 14일 신형 지대함 순항미사일을 발사한 지 33일 만의 도발 재개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사항에 해당하는 탄도미사일로는 지난 1월 14일 극초음속 중거리탄도미사일(IRBM)에 이어 64일 만이며, 올해 들어 두 번째 도발이다.

북한은 지난 4일부터 휴일 없이 연속으로 열하루동안 진행한 한반도 방어를 위한 정례 연합훈련인 '자유의 방패'(FS:Freedom Shield) 기간 이례적으로 탄도미사일이나 순항미사일을 발사하지는 않았다는 점에서 북한의 '로키'(low-key) 행보를 보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북한은 지난해엔 상반기 한미 연합연습 기간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잠수함발사순항미사일(SLCM)을 발사했고, 북한 주장 핵 무인수중공격정 '해일'을 시험했다. 북한은 지난해 하반기 연합연습 때도 순항미사일과 군사정찰위성 등을 발사했다.

북한은 FS 기간인 지난 6∼7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나서 우리측 최전방 초소(GP)와 수도권을 타격하는 훈련을 실시했다. 우리 서해 5도 상공을 향해 위성항법장치(GPS) 전파 교란 신호를 발사하기도 했다.

지난 14일 북한의 관영 대외 선전매체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이 전날 조선인민군 땅크(탱크)병대연합부대간 대항훈련경기를 지도했다고 공개하며 대남 전쟁의지를 다졌다고 보도했다.

이러한 정황에 비추어 북한은 FS 연습 종료 후에도 언제든 미사일 도발을 감행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전문가들의 전망이 제기된 바 있다.

북한이 중·러와의 밀착, 체제 공고화에 집중해 도발을 미루고 있다는 관측도 제기됐지만 중국의 양회와 러시아 대선 등 주요 정치 일정이 모두 종료됐다. 4월에는 또 북한의 대형 기념일이 집중돼 있어 이날 탄도미사일 발사를 시작으로 적극적인 도발에 나설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재개된 북한의 미사일 도발, 무엇을 노렸나?

전문가는 북한은 한미연합연습을 전후로 수사적 위협을 한 후 훈련기간 내에 물리적 도발에 나서는 ‘적시적 대응’과 수사적 위협을 한 후 물리적 도발 시점은 훈련 이후로 미루는 ‘시간차 대응’ 공식을 작동하는 경우로 구분된다고 분석했다. 군사적 대응과 함께 국제사회와 공동으로 규탄 성명 등 대응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반길주 고려대 일민국제관계연구원 국제기구센터장은 본지에 북한의 도발 재개에 대해 "한미의 자유의 방패에 대한 ‘시간차 대응 및 타이밍 공략’으로 압축될 수 있다"고 짚었다.

반 센터장은 "적시적 대응의 대표적 사례로 2023년 자유의 방패 연습 기간에 화성-17형 도발 감행을 들수 있고, 시간차 대응의 장점은 다소 태세가 이완된 시점을 임의적으로 선정해서 북한의 반발 강도를 높게 현시하는 데 유리하다"며 "고강도 군사대비태세가 유지되고 있는 연합연습 기간을 피할 수 있는 전략적 효과를 노린 셈"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이번에 북한의 전략적 타이밍 선택은 한국에서 개최되는 국제외교행사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며 제3차 민주주의 정상회의를 위해서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 등 30여국의 장·차관이 서울로 모이는 시점을 노린 것으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수많은 정부 인사가 모인 시점에 도발을 감행하면 북한에 대한 주목효과를 높일 수 있고 이는 북한 자신의 외교적, 전략적 레버리지 효과를 제고하는데도 유리하게 작용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는 해석이다.

반 센터장은 "한미 양국은 한반도에 배치된 기본전력을 활용하여 무력현시에도 나설 필요가 있다"며 "북한의 작전적, 전략적 셈법이 작동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우선 한국은 한국형-3축 무기체계가 잘 작동되고 있다는 점을 현시하기 위해서 대응차원의 실탄사격 훈련을 진행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군사적 대응과 병행해 탄도미사일은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이라는 점에서 민주주의 정상회의 계기 규탄성명은 그 적실성이 높다고 할 수 있다"며 "제3차 민주주의 정상회의에 모인 정부대표단과 공동으로 북한 도발에 대한 규탄 메시지를 내는 외교적 대응도 필요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