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3월부터 매일 세계 해수면 온도 최고 기록 경신
지구 온난화에 엘니뇨 현상 겹쳐, 기상 이변 가능성 증폭
올해 엘니뇨 소멸하면 일단 상승세 꺾이겠지만 장기적으로 계속 올라
지난 5일 호주 북동부의 세계 최대 산호초 서식지인 대보초 내 케펠 섬 근해에서 산호초들이 높은 수온 때문에 탈색된(백화 현상) 모습.로이터뉴스1
[파이낸셜뉴스] 전 세계 해수면 온도가 지구 온난화 및 ‘엘니뇨’ 현상으료 매일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태풍과 폭우 등 기상 이변 가능성이 계속 올라가고 있다. 전문가들은 올해 엘니뇨가 멈추면 온도 상승이 느려진다고 예상했으나 지구 온난화를 해결하지 못하면 장기적으로 온도 상승을 막기 어려울 전망이다.
미국 CNN은 18일(현지시간) 미 국립해양대기관리국(NOAA)과 현지 메인 대학교 기후변화 연구소 기후재분석기의 측정 결과를 인용해 이같이 전했다. 분석에 의하면 세계 해수면 평균 온도는 지난해 3월 중순부터 약 1년 동안 매일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2023년 3월 16일의 경우 평균 온도는 21도로 기존 최고치였던 2016년 3월 16일 온도와 같았다. 그러나 일평균 온도는 지난해 3월 22일 21도로 2016년 같은날(20.9도)을 앞서기 시작했다. 해당 수치는 지난해 내내 기존 기록을 앞섰고 올해 들어 더 높아졌다. 이달 16일 일평균 온도는 21.1도로 지난해(21도)보다 높아 또다시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2023년 전체 평균 해수면 온도는 전년보다 약 0.25도 올랐다.
NOAA의 해양학자인 그레고리 C.존슨은 지난해 상승폭에 대해 "이는 지난 20년 동안 오른 온도가 불과 1년 만에 오른 것"이라며 "꽤 크고, 놀라운 결과"라고 말했다.
CNN은 해수면 온도 상승의 원인으로 우선 지구 온난화를 지적했다. 지구상에서 화석연료를 사용해 발생하는 과도한 열의 약 90%는 바다에 저장된다고 알려졌다.
프랑스 메르카토르 해양 연구소의 해양학자 카리나 본 슈크먼은 “대양의 온도 상승으로 지구 온난화의 상태 및 변화를 알 수 있다”며 “바다는 지구 온난화의 보초병”이라고 강조했다.
다른 원인은 지난해 시작된 엘니뇨 현상이다. 엘니뇨는 동태평양 수온이 평년보다 5개월 이상, 0.5도 이상 올라가면서 서태평양의 온도는 내려가는 자연적인 현상으로 보통 2~7년 주기로 반복된다. 지난해 엘니뇨는 4년 만에 찾아왔다.
바닷물의 온도가 올라가면 결과적으로 산호초를 비롯한 해양 생물의 생태계가 파괴된다. 슈크먼은 "바다가 따뜻할수록 폭풍우에 공급할 수 있는 에너지의 양도 많아진다"며 폭풍 등 기상 이변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지적했다.
CNN은 앞으로 몇 개월 안에 엘니뇨가 소멸되고 라니냐가 시작되면 일단 해수면 온도 상승이 둔해진다고 내다봤다. 라니냐는 엘니뇨와 반대로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낮은 상태를 말한다.
올해 세계기상기구(WMO)는 연내 라니냐 발생을 예견했지만 기간을 특정하지는 않았다.
슈크먼은 “과거에는 엘니뇨가 지나가면 해수면 온도가 낮아졌다”며 지금 상황에서는 온도 하강을 장담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NOAA의 존슨은 해수면 온도가 “대기 중의 온실가스가 계속 누적된다면 장기적으로 계속 신기록을 경신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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