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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김주애 후계자 등판..尹정부 “주민들 수용키 어려울 것”

미성년 주애 지나친 의전
"지도자 반감 있어 무리한 세습 어려워"
외부정보에 내부통제 어려워진 상황
조기 후계구도에 南 거리두기 대응

北 김주애 후계자 등판..尹정부 “주민들 수용키 어려울 것”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딸 주애가 지난 15일 조선인민군 항공육전병부대의 훈련을 지도했다고 조선중앙TV가 지난 16일 보도했다.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북한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딸 주애에 대한 의전을 지속적으로 높이며 후계자로서 내세우고 있다. 윤석열 정부는 이를 자연스럽지 않다고 분석하고 있다.

통일부 당국자는 19일 기자들과 만나 지난달 공개한 북한 경제·사회 실태 인식보고서를 언급하며 “(보고서 근거인) 북한 이탈 주민들이 북한에 있을 때 지도자에 대한 반감이 굉장히 높은 수치인 것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시간이 지나 경제는 더 악화됐다”면서 “(그런 와중) 과거와 다른 형식인 미성년 딸이 나와 4대 세습을 하고자 하는 모습들이 북한 주민들 입장에선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기 쉽지 않다고 생각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북한 관영매체 조선중앙통신은 최근 김 위원장 부녀가 항공육전병(공수부대) 훈련 지도를 했다고 보도했다. 여기서 주목되는 점은 보도사진에서 김주애가 쌍안경으로 훈련을 지켜보는 모습이 단독으로 담긴 것이다. 이는 그동안 최고지도자인 김 위원장만 해왔던 행위다. 통신은 또 강동종합온실농장을 방문 소식도 알렸는데, 보도에서 김주애에게 총 3차례 ‘향도’라는 표현을 썼다. '향도' 역시 김 위원장에게 주로 쓰이는 최고지도자를 향한 수식어다.

정부 내부에선 북한이 아직 어린 나이인 주애에 대한 과도한 의전으로 급하게 후계구도를 만들려는 데에는 특별한 이유가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북한 주민들이 우리나라를 비롯한 외부에 대한 정보를 접하게 되면서 김정은 정권의 내부통제가 여의치 않게 된 것이 한 원인일 수 있다는 것이다.
연초에 김 위원장이 한민족과 통일을 지우고 우리나라를 주적이라 규정하며 거리를 둔 것도 같은 이유일 것이라는 분석이다.

북한 경제·사회 실태 인식보고서를 보면 탈북민의 83%가 외부 영상을 접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보고서 조사를 했던 2000년부터 2020년 사이 5년 주기로 4번에 걸쳐 시계열 분석을 한 것인데, 매 단계마다 그 폭이 빠르게 올라갔고 4번째 주기에서 83%”라며 “2020년 연말에 반동사상문화배격법을 비롯한 악법들이 나와 강하게 내부통제를 하려는 움직임이 있었다”고 부연했다.

uknow@fnnews.com 김윤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