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사이언스 "주주제안측, 회사비방 행위 멈춰라"
오는 28일 한미사이언스 주총, 이사회 장악 대결
서울 송파구 소재 한미약품 본사 전경. 한미약품 제공
[파이낸셜뉴스] 한미사이언스는 20일 주주제안측(임종윤·종훈 한미약품 사장)이 자신들의 용역 의뢰로 도출된 한울회계법인의 ‘중간지주회사 PBR 분석 자료’를 기반으로 기업 가치를 지속적으로 훼손하고 있다며 회사를 비방하는 행위를 중단하라고 밝혔다.
PBR은 주가순자산비율을 의미한다. 주주제안측은 한미약품그룹과 OCI그룹이 통합을 하면 그룹의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가 OCI그룹의 중간 지주사로 전락해 PBR이 현재 대비 50% 수준까지 디스카운트 될 수 있고, 이에 따른 주주들의 피해가 커질 수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한미사이언스는 “허위사실에 기반한 주주제안측의 비방에도 회사는 공식적 대응을 최대한 자제해 왔지만 공정하고 명확한 사실로 선택받아야 하는 주주총회를 앞두고 상대측의 왜곡된 자료에 대해서는 명확한 입장을 밝힌다"고 말했다.
이어 “주주제안측도 한미사이언스 대주주 일원인데, 대안도 없이 기업의 미래 가치를 스스로 훼손하고 있는 행위를 납득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한미사이언스는 한울회계법인의 PBR 분석 자료에 대해 "전혀 다른 유형의 지주회사 전환 사례들을 묶은 것으로, 한미-OCI그룹간 통합에 적용할 수 없는 왜곡된 사례들에 불과하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한울회계법인이 취합한 13건 중 9건은 기존에 지주회사가 아니었다가 인적·물적 분할을 통해 새롭게 지주회사가 된 사례들이다. 나머지 4건은 기존 사업을 영위하다가 M&A 등으로 자회사 주식가액이 증가하면서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로 전환된 사례다.
한미사이언스는 "자료에서 언급된 9건 사례의 경우, 비지주회사가 기존 사업을 분리하는 구조개편을 하면, 자산 구성과 현금흐름 등이 달라져 시장 평가가 달라지는 것은 당연하다"며 "나머지 4건의 경우에는 인수합병(M&A)이나 현물출자 등 효과와 구분되는 중간지주회사 전환 영향을 확인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역설적으로, 유일하게 한미-OCI그룹 통합과 유사한 유형으로 구분할 수 있는 1곳의 사례(J사)는 오히려 PBR이 증가하는 모습을 보여, 주주제안측 주장이 얼마나 허술하게 분석된 자료를 토대로 하고 있는지 파악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미사이언스 관계자는 “한미와 OCI그룹간 통합은 국내에서 유사한 사례를 찾아보기 힘든 ‘상생과 공존, 협력의 통합 모델’”이라며 “통합 이후 양사가 일으킬 시너지를 기반으로 보다 높은 주주가치로 주주에게 보답하겠다”고 밝혔다.
한미사이언스는 오는 28일 본점 소재지인 경기 화성시에서 정기 주주총회를 연다. 현재 한미 일가는 모녀와 형제가 한미-OCI그룹 합병을 앞두고 대립하고 있다. 고 임성기 한미그룹 창업자의 아내인 송영숙 회장과 장녀인 임주현 한미사이언스 전략기획실장은 OCI와의 통합을 추진하고 있고 장·차남인 임종윤·종훈 사장은 이에 반발하고 있다.
이번 주총에서는 양측의 이해를 반영한 이사 선임 안건이 상장돼, 이사회를 어느 쪽에서 장악하느냐에 따라 사실상 한미그룹과 OCI그룹의 통합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지난 19일 국내 의결권 자문사인 한국ESG기준원은 주총을 앞두고 임종윤·종훈 사장측의 손을 들어줬다. 한국ESG기준원은 기업 등 특정 단체와 이해관계 없는 독립적인 기관으로, 객관적인 의결권 행사 가이드라인에 기반해 기업의 주요 주주총회 안건을 분석하고 ESG 평가 서비스를 제공한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