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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인상에도 추락하는 円' 전문가들 "엔테크 단기차익 기대 말고 분할매수해야"

도쿄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엔화 가치 장중 151엔대..4개월래 최저
통화완화 기조 지속 우려에 미국과의 금리 격차 큰 탓
전문가들, 엔약세 2분기까지 지속...단기차익 보다는 추가 하락시 분할매수 조언

'금리인상에도 추락하는 円' 전문가들 "엔테크 단기차익 기대 말고 분할매수해야"
(출처=뉴시스/NEWSIS)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일본은행(BOJ)이 17년 만에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해제하고 금리 인상을 결정했지만 엔화 약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금리 인상 폭이 0.1~0.2%로 크지 않고 미국과 금리 격차가 여전히 크다는 우려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엔화 가치 상승에 따른 단기 차익을 기대하기 보다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엔화 분할 매수를 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조언했다.

20일 외환시장에 따르면 이날 도쿄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엔화 가치는 장중 151엔대로 떨어지면서 지난해 11월 이후 4개월만에 최저치를 나타냈다. 엔·달러 환율이 152엔을 넘으면 엔화 가치는 1990년 이후 34년 만의 최저치를 경신하게 된다. 달러 대비 엔화 가치는 올들어 7% 이상 하락해 주요 10개국 통화 중 가장 저조한 성적을 보이고 있다.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BOJ)의 통화정책 완화 기조가 변하지 않았다는 판단에 엔화 가치가 속절없이 떨어지고 있는 것이다.

BOJ는 전날 무담보 익일물 콜금리를 0.0~0.1%로 인상하면서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8년만에 종료했다. 2007년 이후 17년 만의 첫 금리 인상 단행이다. BOJ는 수익률곡선제어(YCC) 정책을 폐지하고 상장지수펀드(ETF) 및 제이리츠(J-REITs) 매입도 중지했다. 다만 시장 충격을 제한하고자 국채 매입은 현 규모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최예찬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BOJ의 금리 인상에도 이미 예상된 정상화 결정이기에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은 제한적이었다"며 "오히려 국채 매입 지속 등 완화적인 통화 여건 유지 발표에 일본 국채 금리 하락과 엔화 가치 절하 흐름을 시현 중"이라고 분석했다.

정성태 삼성증권 연구원은 "17년 만의 금리 인상과 비정통적인 통화정책으로부터의 탈피라는 상징성을 제외하면 연말까지 BOJ의 스탠스는 매파적이라기보다는 여전히 신중하고 점진적일 것"이라면서 " 하반기 추가 인상 시점은 9~10월 중 한 차례, 인상 폭은 15bp 내외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최예찬 연구원은 "예상된 결정이라는 점과 추가 긴축이 없을 것이란 시장 기대에 엔·달러는 현 수준을 유지하다가 엔·달러는 현 수준을 유지하다가 FOMC 이후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가 밀리면 151엔 돌파 시도도 보일 것"이라면서 "원·엔은 900원대 전후에서 움직일 전망"이라고 봤다.

엔화 가치도 반등은 연준의 금리 인하 이후에나 가능하다는 시각이 나온다.

임제혁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BOJ의 정상화는 엔화 절상 요인이지만, 점진적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큰 폭의 엔화 절상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면서 "연준의 금리 인하 시그널이 확실해지면 엔화 가치가 145엔 이하로 절상 폭이 확대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민경원 우리은행 선임 연구원 역시 "올해 9월은 되야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하가 가능하다고 보는데 달러 약세가 꺾이기 전까지는 엔화 약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엔화 약세가 당분간 이어지는 만큼 엔테크를 통한 단기 차익을 노리기 보다는 중장기적으로 분할 투자하라는 조언이 나온다.

오경석 신한은행 PWM태평로센터 PB 팀장은 "엔화 예금이 지난해 원·엔 환율이 900원 초반대를 기록했을 당시 크게 몰렸고 880~890원으로 떨어지면서 추가 유입됐다"며 "이 때와 비교해서 현재는 많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오 팀장은 "1년 이상 여유를 갖고 엔 가치 상승에 확신 있는 분들은 분할 보유하는 게 적절하다"고 조언했다.

김도아 우리은행 TCE시그니처센터 PB 팀장은 "엔·원 환율이 900원대 중반까지 갈 것으로 예상되고 달러와 달리 엔화는 운용할 수 있는 자산이 많지 않다"며 "엔·원 환율 900원 아래에서 분할 매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