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곽상언 "尹 탄핵 사유 충분"
김교흥·정일영 "200석 이상 차지하자"
당 지도부는 '오만 역풍' 우려
이재명 "당 위기의식, 절박하게 151석 호소
(광주=뉴스1) 김태성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상임선대위원장이 21일 광주 전남대학교 후문 광장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4.3.21/뉴스1 /사진=뉴스1화상
[파이낸셜뉴스]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당 일각에서 '200석 확보' 등 총선 낙관론이 제기되자, 화들짝 놀라 공개 경고에 나섰다. 주요 격전지를 중심으로 선거 초반 여론조사가 출렁이는 등 총선 판세를 자신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일부 후보가 목표 의석 수를 여과없이 언급하면서 자칫 '역풍'이 불 수도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를 두고 '강성 집토끼'에게는 호응을 받을 수 있어도, 중도층 표심 잡기 등 지지세 확장에는 오히려 악재가 될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21일 민주당에 따르면, 박지원 후보(전남 해남·완도·진도)는 이날 CBS라디오 인터뷰에서 총선에서 '반(反)윤석열 세력'의 범진보계열 정당 의석수가 200석이 되면 윤 대통령 탄핵이 가능하다고 언급했다. 국가정보원장 출신의 박 후보는 "제가 탄핵을 하자는 것은 아니지만, 그런 방법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면서도 "탄핵 사유는 지금도 많다. 국민의 민심이 그렇다"고 주장했다.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사위인 곽상언 서울 종로 후보도 SBS라디오에서 "꼭 당선돼서 윤 대통령을 탄핵시켜 달라고 하는 분도 있다"며 "탄핵 사유가 충분한데 국회의원이 하지 않으면 직무유기"라고 말했다.
민주당 내부에선 '윤 대통령 탄핵'은 사실상 금기어로 돼있다. 과거 박근혜 정부에서 탄핵정국을 거친 경험칙을 토대로 비록 4월 총선 승리를 위한 이슈몰이 중 하나지만, 자칫 유권자들에게 오만함으로 비쳐져 중도층 흡수가 어려워지는 등 역풍이 불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특히 탄핵이라는 어감이 주는 정치적 무게 때문에 오히려 보수층의 결집을 유도할 수 있다는 판단도 깔려 있다. 당 핵심 관계자는 "윤 대통령 탄핵은 금지어"라고 전했다.
당 지도부는 또 섣부른 총선 낙관론도 극도로 경계하는 모습이다. 문제가 된 '200석 확보' 발언은 전날부터 나왔다. 이재명 대표가 지원유세를 위해 방문한 인천에서 서구갑 김교흥 후보는 "인천 민심이 대한민국의 천심이다. 인천의 14석이 당선되면 우리가 200석을 당선시킬 수 있다"고 말했고, 연수을 정일영 후보도 "200석 이상을 차지하는 민주당이 되도록 힘차게 심판하자"고 언급했다.
이는 이 대표가 인천 미추홀구 신기시장에서 "지금 정말 위험한 순간이다. 170석이니 180석이니 이런 소리 절대하면 안 된다"고 당부한 직후였다.
이 대표는 이날도 "민주당은 절박하게 1당을 만들어 달라고 호소하는 상태"라며 오만함을 버려야 한다는 뜻을 거듭 강조했다. 이 대표는 광주 북구 용봉동 전남대학교 후문에서 진행한 기자회견에서 "우리 민주당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다.
아직도 여론조사에서 밀리지 않나"라며 "151석 보다 더하는 것은 우리의 소망 사항인데 그걸 기대하는 게 쉽지가 않다"고 힘주어 말했다.
김민석 선거대책위원회 상황실장도 국회 브리핑에서 "선거의 판세는 아주 힘겨운 백중세"라며 "최근 과도한 의석 수를 자신하거나 과도한 정치적인 목표를 제시하는,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언급들이 나오는데 강력히 경고한다"고 밝혔다. 또 "정치인이 고개를 드는 순간 어려워진다고 하는 것을 우리가 잘 알고 있고 이것이 당의 자세이기도 하다"며 후보들에게 신중한 태도를 요청했다.
ming@fnnews.com 전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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