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립장 30년 근무한 하역 작업자 박재근씨
현금다발 봉투 발견하고 신고.. 감사장 받아
지난달 1일 수도권매립지에서 발견된 현금다발. 사진=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제공,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실수로 버려진 현금 2900만원을 찾아내 주인에게 돌려준 60대 작업자가 경찰서장으로부터 감사장을 받았다.
22일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에 따르면 지난달 수도권매립지 제3매립장에서 현금다발을 발견한 폐기물 하역 작업자 박재근(63)씨가 이두호 인천 서부경찰서장으로부터 감사장을 받았다.
박씨는 폐기물 매립 작업과 부대 공사를 하는 기업의 협력업체 소속으로 수도권매립지에서만 30년 넘게 일한 베테랑이다.
박씨는 지난달 1일 오전 8시쯤 장비를 이용해 쓰레기 매립 작업을 하던 중 바닥에 떨어진 5만원권 지폐 2장을 발견했다. 이를 이상하게 여긴 박씨는 이후 인근에서 검은 비닐봉지 안에 들어있던 5만원권 다발 등 현금 2900만원을 추가로 찾아냈다.
경찰은 현장에서 함께 발견된 청약 종합저축 예금 확인서 등을 토대로 신원을 확인한 결과 현금다발의 주인을 찾아냈다.
돈 주인은 수도권에 주소지를 둔 A씨인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A씨는 이미 2년여 전에 사망했으며, 최근 유족들이 유품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검은 비닐봉지에 돈다발이 담긴 사실을 모르고 버렸다가 비닐 봉지가 매립지로 보내진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절차에 따라 매립지에서 회수한 현금을 유족들에게 전달했다.
이 서장은 감사장을 통해 "많은 현금을 찾아 소유자에게 돌려주는 데 기여했다"며 "깊은 감사를 드린다"고 밝혔다.
그에 앞서 수도권매립지공사도 "관련 절차에 따라 현금다발을 발견한 사실을 먼저 신고했고 청렴 문화를 조성하는 데 기여했다"며 박씨에게 표창장을 수여했다.
박씨는 “매립장에서 오래 일하다 보면 ‘사연이 있는 물건을 꼭 좀 찾아 달라’는 간곡한 부탁을 많이 받는다”며 “발견되지 못하고 그냥 묻히는 것도 많은데 이번 현금다발은 운 좋게 제 눈에 발견된 것 같다. 맡은 일을 했을 뿐인데 이렇게 많은 칭찬을 받아 몸 둘 바를 모르겠다”고 웃음지었다.
인천 서부경찰서장 감사장을 받은 매립지 작업자 박재근씨(오른쪽)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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