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연체율은 6.55%로 1년만에 3%p 넘게 상승
저축은행 순익 감소…연체율 급등 (서울=연합뉴스) 강민지 기자 = 지난해 주요 저축은행이 거둔 당기순이익이 급감하고, 주요 고객층인 중·저신용 차주들의 상환 능력이 악화하며 연체율은 최대 4%대까지 치솟았다. 2일 각 저축은행 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자산 규모 기준 상위 5개 저축은행(SBI·OK·한국투자·웰컴·페퍼저축은행)이 거둔 당기순이익은 6천952억원으로 전년 동기(8천764억원) 대비 20.7% 감소했다. 사진은 2일 서울의 한 저축은행 앞. 2023.4.2 mjkang@yna.co.kr (끝)
[파이낸셜뉴스] 지난해 저축은행들의 순손실이 5000억원을 넘기면서 9년 만에 적자를 기록했다. 연체율은 6.55%로 1년 만에 3%p 넘게 오르는 등 자산건전성도 나빠졌다.
금융감독원이 22일 발표한 '저축은행·상호금융조합 영업실적'에 따르면 지난해 저축은행 79개사의 순손실 합계는 5559억원으로 집계됐다.
저축은행업권이 적자를 기록한 것은 2011년 대규모 영업정지 사태 여파로 2013회계연도(2013년 7월∼2014년 6월)에 5089억원의 적자를 기록한 이후 처음이다.
금감원은 "조달비용 증가 등으로 이자손익이 1조3000억원 감소했고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관련 선제적 대손충당금 적립 등으로 대손비용이 1조3000억원 증가했기 때문"이라며 "특히 부동산 PF대출 미래 예상 손실 등에 대비해 충당금을 4000억원 추가 적립하면서 4·4분기 적자폭이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분기별로 살펴보면 지난해 1·4분기 -527억원, 2·4분기 -432억원, 3·4분기 -446억원에서 4·4분기 -4154억원으로 적자폭이 크게 늘었다.
건전성도 악화됐다. 지난해 말 저축은행 연체율은 6.55%로 전년(3.41%)보다 3.14%p 올라 12년 만에 가장 큰 상승폭을 기록했다.
가계대출 연체율은 5.01%로 전년 말(4.74%) 대비 0.27%p 올랐고 기업대출은 2.90%에서 8.02%로 5.12%p 급등했다.
고정이하여신(부실채권)비율은 7.72%로 같은 기간 3.64%p 상승했다.
다만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은 14.35%로 전년 말(13.15%)보다 1.2%p 높아졌다.
저축은행의 BIS 규제비율은 자산 1조원 이상은 8%, 1조원 미만은 7%로 모든 저축은행이 규제비율보다 3%p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유동성비율 역시 192.07%로 법정기준인 100%를 웃돌았고, 대손충당금적립률도 법정기준보다 13.89%p 높은 113.89%로 집계됐다.
지난해 저축은행업권의 총여신은 104조원으로 전년 대비 11조원(9.6%) 줄었다. 총수신 역시 대출 감소 등의 영향으로 전년 말 대비 13조1000억원(10.9%) 감소한 107조1000원을 기록했다.
금감원은 "고금리 및 경기 회복 지연 등으로 차주의 채무상환능력이 약화되면서 연체율이 전반적으로 상승했다"면서 "이러한 연체율 상승은 코로나 위기이후 금리 인상, 자산 가격 조정 등 경제가 정상궤도로 회복하는 과정에서 수반되는 현상으로 특히 저축은행의 경우 과거 위기시와 비교할 때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저축은행중앙회 역시 손실 흡수 능력은 충분하다고 평가했다. 부동산 경기 위축 등 경기침체의 영향으로 건전성이 다소 악화되고 순손실이 발생했으나 자기자본 및 대손충당금 적립규모가 상당하다는 것이다.
또 수신 추이 및 금리변동 상황 등이 안정적으로 유지.관리되고 있으며, 한국은행의 유동성 지원도 가능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부동산경기 침체 등에 따른 관련 리스크 증가와 경기회복 둔화에 따른 연체율 상승 등 부정적 요인이 시장안정화 시점까지 일정기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돼 빠른 수익성 개선은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오화경 저축은행중앙회장은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부동산PF 관련해 거의 모든 것이 멈춰있는 상태라는 점에서 여전히 어려움은 많지만, 현재 기준에서 부동산 경기가 더 나빠질 것 같지는 않다”며 “다행히 올해부터는 금리 하락 가능성이 높은 점 등은 실적회복에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되고, 저축은행들도 채권 매각과 관련한 노력이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 채권이나 주식 관련해 시장에 큰 변화로 인한 피해가 생길 수 있을 경우 당국이 나서서 안정화 펀드 같은 것을 만들어 도왔다”며 “이번에도 금융당국이 나서서 안정화 펀드 같은 것을 만들어 시장에 연착륙할 수 있게 도와달라”고 제안했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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