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주류교체 필연...그러나 이후 어떤 형태로든 심판받을 것"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열린 서울특별시당 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에서 박용진 의원을 꺾고 강북을에 공천된 조수진 후보에게 엄지를 치켜세우고 있다. 뉴시스
한민수 더불어민주당 대변인. 뉴시스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9일 서울 강북을 경선 결과 발표를 앞두고 경남 김해 봉하마을을 찾아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고 방명록을 작성하고 있다. (사진=박용진의원실 제공) / 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성범죄자 변호 이력으로 논란이 됐던 조수진 변호사가 서울 강북을 후보에서 사퇴하면서 더불어민주당이 부담을 한결 내려놓게 됐다. 다시금 공석이 된 강북을에는 '친명계' 한민수 대변인이 공천됐다. 각종 우여곡절 끝에 민주당이 한 대변인을 공천했으나 일각에서는 사천 문제와 함께 총선 이후 갈등의 새로운 씨앗이 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22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 경선에서 현역 박용진 의원을 꺾고 강북을 후보로 결정된 조 변호사는 이날 후보직을 사퇴했다. 조 변호사가 앞서 지난 2018년 합숙소에서 함께 생활하던 고교생을 성추행한 강사를 변호했으며, 2021년에는 여성 200여명의 신체를 불법촬영하고 보관한 남성을 변호했던 등의 의 이력이 논란이 되며 여론이 악화된 영향이다.
조 변호사가 후보 등록 마지막 날 사퇴하면서 일각에서는 박 의원의 전략공천 후보군 포함 가능성도 거론됐지만 끝내 무산됐다. 안규백 민주당 전략공천위원장은 "(박 의원이) 포함되기는 어렵지 않겠는가"며 "굉장히 어려운 상황이라 생각한다"고 전했다.
특히 안 위원장은 "하위 10%, 20%에 포함되거나 경선 과정에서 탈락한 사람이 특별한 경우가 아니고는 다시 공천을 받은 경우는 한 번도 없었다"고 덧붙였다.
결국 이번 총선 강북을 후보로는 한 대변인이 공천되며 상황은 종결됐다.
전문가들은 박 의원이 강북을 후보 자격을 승계받지 못한 상황에 대해 '당연한 현상'으로 봤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이날 기자에게 "강북을은 민주당 우세 지역이고, 이재명 대표는 당연히 친명 인사 위주로 당을 꾸려나가려 생각하기 때문에 당연히 그렇게 될 수밖에 없다"며 "주류 교체 시기에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며, 다음에 주류가 교체될 때는 친명계가 같은 상황을 겪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창렬 용인대 특임교수도 본지와의 통화에서 "박용진 의원은 원래 이재명 대표가 배제하려고 했었기에 어차피 안 될 것이라고 예측되는 상황이었고, 한민수 대변인이 이재명 대표의 측근이니 공천한 것"이라고 언급했다.
총선을 20일도 남기지 않은 상황에서 급하게 한 대변인이 강북을에 공천됐지만 민주당 입장에서는 큰 타격이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최 교수는 "민주당이 우위에 있는 선거 구도라 그쪽(한 대변인 공천)으로 밀어붙인 게 아닌가 한다"며 "공천 파동 맥락 속에서 이런 일이 없었던 것보다는 안 좋겠지만, 수도권 선거에서 그렇게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도 "지금 정권 심판론이 높아서 민주당 지지층에서는 다른 건 생각하지 않고 '일단은 총선에서 정권 심판 좀 하고 보자, 정권 심판론을 통해 총선 승리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강해서 총선에 영향을 끼친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향후 민주당 내에서 새로운 갈등의 불씨가 될 가능성도 제기됐다. 장 소장은 "대표가 자기 측근들을 선관위 등록 마지막 날 (공천)해도 되는 곳인 양 지역 유권자를 무시하는 듯한 공천 행태를 보이는 것은 분명히 어떠한 형태의 심판을 나중에라도 받을 가능성이 높다"며 "선거 이후에는 이 대표의 이러한 행태에 대해 '부적절하고 잘못됐다', '나도 당할 수 있다' 등의 위기감을 느낄 수 있다"고 분석했다.
yesji@fnnews.com 김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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