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사건 변론 이유로 공천 배제 등 문제 반복…공정한 재판받을 권리 침해"
조수진 변호사가 2021년 3월 11일 서울 서초구 변호사교육문화관에서 열린 LH 임직원 등 공직자 투기 의혹 법적평가와 제도개선방안 긴급토론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변호사 단체가 4·10 총선 더불어민주당 서울 강북을 후보로 공천된 조수진 변호사의 '성폭력 피의자 변호' 논란 사퇴를 놓고 "국민의 공정한 재판받을 권리 침해"라고 주장했다.
한국미래변호사회(한미변)는 22일 성명을 내고 "변호사 출신 후보가 특정사건을 수임했다는 이유로 과도한 사회적 비난을 받는 현실에 강한 우려를 표한다"고 밝혔다.
한미변은 변호사 업계의 이권 다툼에서 벗어나 변호사 직역의 가치와 역량에 집중한다는 목적으로 지난해 8월 출범한 변호사 단체다.
한미변은 "형사사건 피고인이 변호인의 조력을 받는 것은 우리 헌법이 천명한 모든 국민의 기본권임에 틀림없다"며 "변호사 윤리장전은 변호사가 의뢰인이나 사건의 내용이 사회 일반으로부터 비난을 받는다는 이유만으로 수임을 거절하지 않는다고 명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과거에도 변호사가 특정사건을 변론했다는 이유로 후보자 공천에서 배제되거나 정무와 관련된 주요 위원회에서 사임하는 등의 문제는 반복돼 왔다"며 "이 같은 여론몰이는 바람직하지 않다는 지적 역시 꾸준히 제기돼 왔으나 도돌이표처럼 변호사를 향한 공격은 계속되고 있다"고 했다.
이어 "변호사가 여론에 부담을 느끼고 특정사건에 대한 수임을 거부하거나 대리인으로서 사임하게 된다면 결국 국민이 공정한 재판받을 권리가 침해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며 "변호사가 피해자를 대리하는 경우에만 선한 지성인으로서 보호받고, 형사사건 피고인을 변호하면 실체적 진실을 왜곡하고 범죄자를 비호해 풀어주려는 것으로 왜곡하는 사태는 바로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 변호사는 이날 후보직 사퇴를 선언했다. 변호사 시절 다수의 성폭력 피의자를 변호했다는 논란이 불거지자 부담을 느낀 것으로 풀이된다.
조 변호사는 페이스북을 통해 "저는 변호사로서 언제나 의뢰인을 위해 최선을 다했다"면서 "그러나 (제 각오가) 국민께서 바라는 눈높이와 달랐던 것 같다.
제가 완주한다면 선거 기간에 이 논란은 계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 노무현재단 이사 등을 역임한 조 변호사는 자신을 '인권 변호사'라고 소개해왔다. 그러나 다수의 성범죄를 변호하고, 변호 과정에서 2차 가해를 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었다.
jisseo@fnnews.com 서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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