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오전 부산 북구 덕천종합사회복지관에서 서병수 의원이 주민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사진= 주원규 기자
[파이낸셜뉴스]
[부산=주원규·최아영 기자] "시장님, 이겨서 북구 꼭 좀 살려주이소, 알겠지예. 그럼 욕 보이소!"
지난 23일 오전 부산 북구 덕천종합사회복지관에서 부산시장 출신의 국민의힘 서병수 후보의 손을 꼭 붙잡은 80대 김모 할머니의 말이다. 김 할머니는 "북구에 유명한 인물이 왔다"며 "복지관에도 자주 찾아온다, 우리 지역 발전을 이끌어 줄 인재"라고 서 후보를 치켜세웠다.
'부산시장·5선 중진' 서병수 도전장 내밀어
이날 서 후보는 복지관을 찾아 "서병수 입니다, 명함 한 장 올릴까예"라고 말하며 90도로 허리를 굽힌 채 일일이 악수를 나눴다. 매주 주말마다 있는 무료 국수 배식에 동네 주민들은 물론 '100세 할머니'까지 이곳으로 모인다. 국수 배식 봉사에 참여한 60대 허모씨는 "어렵고 노약자들이 많은 동네니까 서 의원이 이런 부분을 개선해 줄 국회의원이 됐으면 좋겠다"며 "30년 넘게 북구 발전이 지체되고 있는데, 중진에 행정력까지 갖춘 서 의원이 적격이다"라고 말했다.
서 후보는 부산 해운대구·기장군갑과 진구갑 5선 중진의원 출신에 부산시장까지 거칠 만큼 풍부한 의정활동과 행정경험, 즉 정치력과 행정력을 겸비한 게 강점 중 하나다. 이번에는 당의 험지 출마 요구를 전격 수용해 현역인 더불어민주당 전재수 후보에게 도전장을 내밀면서 현역 간의 맞대결이 성사됐다.
북구갑 선거구는 이번 총선에서 선거구 획정으로 만덕1동이 제외돼 구포 1·2·3동과 덕천 1·2·3동, 만덕 2·3동 등 총 8개 동이 있다. 주요 특징으로는 지난 21대 총선과 비교할때 18~64세 인구가 8900여명 줄고, 65세 이상 노인 인구는 7000여명이 늘어났다. 상대적으로 보수성향이 강한 노령층 인구가 늘어 여당으로선 초판 불리한 판세가 갈수록 서 후보에게 유리하게 작용, 막판 대역전극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있다.
북구 덕천동 구포시장에서 건어물 가게를 운영하는 한모씨(45)는 "한동훈 위원장이 방문하고 나서 시장 안에서 국민의힘을 지지한다는 상인들이 많다고 느낀다"며 "경제 관련해서 국민의힘이 잘해왔기 때문에 여당일 때 다수당으로 밀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덕천동에 사는 70대 박모씨는 "이 지역은 노인들이 많아서 실제 민심과 여론조사가 다를 수도 있을 것 같다"며 "전재수가 잘했다는 의견도 많지만 3선은 힘들 것 같고, 여당에 행정력도 좋아 예산을 빠르게 받아올 수 있는 서병수를 응원하는 목소리가 더 높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아내'라고 적힌 빨간 점퍼를 입은 채 구포시장에서 주민들과 인사를 나누던 서 후보의 부인 권순진 여사의 '내조유세'를 반기는 주민들도 많았다.
서 후보는 △경부선 철도 지하화 및 낙동강 리버시티 조성 △서부산 고속철도 건설로 교통 중심 북구 △덕천역 1번 출구 에스컬레이터 연내 설치 추진 △스포츠문화센터·글로벌빌리지 건립 등 지역 맞춤형 공약을 내세우고 있다.
서 후보는 "거대 야당인 민주당이 이재명의 사당이 되며 우리 정부 운영을 사사건건 발목을 잡고 있다, 이번 선거는 미래를 결정하는 중요한 선거"라며 "북구 주민들이 일할 줄 아는 사람, 일하는 사람, 북구 발전의 염원을 이루고 큰 예산을 확보할 줄 아는 사람을 선택해주시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북구 토박이' 전재수, 3선 도전
전재수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 전재수 캠프 측 제공
이 지역 현역인 더불어민주당 전재수 후보는 북구에서만 6번째 선거에 도전하고 있다. 노무현 정부 당시 청와대 제2부속실장과 국정상황실 행정관을 지내면서 쌓인 뛰어난 정무적 판단과 풍부한 국정 보좌 경험은 전 후보의 재선 성공에 밑거름이 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전 후보에겐 현재의 재선 영광이 있기까지 험난한 정치 역정이 있었다. 지난 2006년 지방선거와 18·19대 총선을 도전했으나 번번이 낙선했다. 그러다 2016년 20대 총선에서 4수 끝에 당선돼 금배지를 달 수 있었다.
과거 선거에서 내리 졌던 뼈아픈 경험에도 불구, 10년 간 이 지역을 떠나지 않고 지역 주민들과 생사고락의 호흡을 함께 해온 '진한 동지의식'이 전 후보의 큰 자랑거리라고 한다. 북구에서 한 우물만 판지 20년째에 접어든 전 후보는 지역 골목을 누비며 주민들과의 스킨십을 해온 덕에 누구보다 지역사정에 밝은 편으로, '진정한 지역일꾼'을 자처하고 있다. 실제 부산 북구 지역 주민들은 전 후보를 '살림꾼'이라고 불렀다. 특히 고물가 등 어려운 경제상황이 지속돼 서민층의 삶이 팍팍해졌다면서 '정권 심판론'을 앞세워 전 후보가 3선 성공으로 국회에서 지역경제 활성화에 적극 매진해줄 것을 기대하고 있다.
구포시장에서 20년 넘게 정육점을 운영하고 있는 60대 오모씨는 "보수가 강한 부산이지만 지금은 경제가 너무 안 좋고 정부가 '서민 정책'을 못해 민주당 바람이 부는게 느껴진다"며 "20년 장사하면서 시장에 사람이 많아도 장사가 안되는 건 요새가 처음"이라고 토로했다. 또다른 주민 한모씨는 "전재수가 시장도 활성화 시키고 지역 살림도 알짜로 잘하는 인재"라고 칭찬했다. 토박이 출신이라는 전 후보의 강점을 거듭 강조하는 주민도 있었다.
만덕2동에서 산다는 이모씨(42)는 "서병수 후보는 '해운대 사람'인데 반해 전재수 의원은 진정한 북구 토박이"라며 "지역구를 잘 닦아놨기 때문에 무리 없이 3선에 성공할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전 후보는 '북구 1000만 방문객, 2000억 경제효과 시대' 달성을 목표로 내세우고 있다. 구체적으로 △금빛노을강변공원 및 감동진 리버워크 조성·건설 △경부선 철도 지하화 △수영장 포함 북구 복합문화체육센터 건립 △덕천역 에스컬레이터 설치 등 지역 밀착 공약을 내놨다. 그는 "기존 성과에 이들 공약이 더해지면 상권 활성화 뿐만 아니라 주민의 편안한 삶에도 획기적인 변화가 생길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선거구 획정이 전 후보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전 후보의 텃밭이자 부모님이 거주하고 있는 만덕1동이 북구을로 넘어갔고, 상대가 높은 인지도에다 풍부한 경륜을 앞세운 부산시장 출신의 여당 5선 중진 의원인 것도 승리를 낙관할 수 없는 부담스런 변수다.
전 후보는 "이번 선거는 북구를 위해 일하는 우리 일꾼이 필요하다는 민심과 북구에 와서 국회의원 한 번 더 해보겠다는 욕심의 대결"이라며 "북구 주민의 믿음에 최선을 다해 보답하겠다"며 승리를 위한 힘찬 각오를 다졌다.
syj@fnnews.com 서영준 주원규 최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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