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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분증 위조, 여장하며 모텔 출입한 청소년들..애꿎은 업주만 처벌

무인 모텔서 혼숙한 10대 남녀.. 업주 벌금 50만원

신분증 위조, 여장하며 모텔 출입한 청소년들..애꿎은 업주만 처벌
사진출처=연합뉴스(본문 내용과 무관)

[파이낸셜뉴스] 최근 청소년들이 가짜신분증, 여장 등 교묘한 방법으로 모텔을 이용하려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에 애꿎은 업주만 처벌받고 있다.

25일 '아시아경제'에 따르면 춘천지법 원주지원 형사1단독 김도형 판사는 지난달 17일 무인 모텔 업주 A씨(52)에게 벌금 50만원을 선고했다.

지난해 6월 오전 3시26분께 원주시 한 무인 모텔에서 19세(남)와 15세(여)를 혼숙하게 한 것.

A씨는 "평소 CCTV로 지켜보다가 연령대가 수상하면 신분 확인 절차를 거쳤다"며 "깜빡 조는 바람에 이를 놓쳤다"고 선고 유예를 호소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2016년 동종 범죄로 벌금을 낸 전력이 있다며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또 서울동부지법 형사11단독 서보민 판사는 지난 13일 서울 광진구에서 모텔을 운영 중인 업주 B씨(82)에게 벌금 700만원을 선고했다.

그는 지난해 4월 오후 9시께 14세 청소년 4명(남 2명·여 2명), 15세 1명(여)의 신분증을 확인하지 않고 객실을 제공한 혐의를 받는다.

남학생이 여장을 하고 모텔에 들어간 일도 있었다.

인천지법은 지난해 6월 여장을 한 남학생에게 속아 재판에 넘겨진 모텔 주인 C씨(61)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당시 남학생은 화장을 하고 짧은 치마에 스타킹을 신고 있었다. 이에 C씨가 "남자 아니냐"고 묻자 여자 목소리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모텔 업주가 상주해도 청소년의 출입을 100% 막을 수 있다는 보장은 없다.

위조 신분증을 제시하거나, 여장 등 온갖 방법이 동원되기 때문.

청소년보호법에는 '청소년을 남녀 혼숙하게 하는 등 풍기를 문란하게 하는 영업행위를 하거나 이를 목적으로 장소를 제공하는 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돼있다.


이를 위반할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또 형사처벌 외에도 공중위생관리법에 의해 영업정지와 영업장 폐쇄 명령 처분을 받을 수 있다.

정부가 지난해 민생규제 혁신방안에서 청소년 위·변조 신분증에 속은 자영업자는 처벌을 면제한다는 규제 완화 정책을 발표했지만, 입법적 개선이 급선한 상태다.

gaa1003@fnnews.com 안가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