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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제조업 업황 부진 지속...하반기 완만한 회복세 전망

[파이낸셜뉴스] 부산지역 제조업의 업황 부진이 장기화되고 있다.

한국은행 부산본부는 25일 부산지역 제조업 현장리포트를 통해 2023년 4/4분기 부산지역의 제조업 생산은 팬데믹 이전인 2019년에 비해 10.2% 줄어 16개 광역시도 중 서울을 제외하면 가장 큰 감소폭을 나타냈다고 밝혔다. 국내 제조업 생산이 반도체 등 IT산업을 중심으로 상당폭 확대(+8.4%)된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부산 제조업 업황 부진 지속...하반기 완만한 회복세 전망
▲출처=한국은행 부산본부

최근 흐름도 지난해 4분기 중 제조업 생산이 전년동기대비 13.7% 감소하는 등 감소세를 이어갔다. 이는 자동차, 조선 등 기계·운송장비와 섬유제품 등 부산지역 대표 제조업의 부진이 계속되는 가운데 팬데믹 기간 중 빠른 성장세를 보였던 의료정밀, 전자제품 등의 생산활동도 최근 들어 위축되고 있는 데 기인한다.

자동차 제조업의 경우 지역의 유일한 완성차업체인 르노코리아의 주력 차종 판매가 부진한 상황에서 신규 모델 부재로 매출 반등 기회를 찾지 못하면서 업황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지역 내 관련 업체들의 생산과 수출도 지난해 4분기 중 전년동기대비 각각 22.3% 및 46.1% 각각 감소했다.

조선업은 풍부한 수주잔량에도 불구하고 인력난과 인건비·자재비 상승의 부정적 영향이 지속되고 있다. 이는 업체들의 자금상황 악화와 생산차질로 이어져 지난해 4분기 생산이 전년동기대비 33.6% 감소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섬유제품의 경우 지역 내 생산이 추세적으로 줄어드는 가운데 최근 경기둔화에 따른 의류 등 준내구재 소비 위축과 고물가에 따른 중국산 저가제품 수요 확대로 감소세가 가팔라졌다. 이에 따라 지난해 4분기 생산은 전년동기대비 16.7% 감소했다.

의료정밀광학은 2010년대 이후 지역내 생산이 계속 확대되어 왔고 팬데믹 이후에도 빠른 개선세를 보였으나 최근 들어 치과용 임플란트 가격 하락, 주요 수출시장인 중국의 경기부진 등으로 지난해 4분기 생산이 전년동기대비 46.5%나 줄었다.

전자제품 역시 최근 전방산업의 글로벌 수요 둔화로 생산이 크게 위축되며 지난해 4분기 기준 전년동기대비 42.4% 감소했다.

향후 부산지역 제조업은 국내 제조업 경기 호전과 함께 점차 개선 흐름을 보이겠지만 회복세는 완만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국내 제조업이 글로벌 수요 반등에 따라 IT부문을 중심으로 개선될 것으로 보이지만 부산은 관련 산업의 비중이 낮아 직접적인 영향은 작고, IT 부문 개선의 여타산업 파급에도 시차가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재고출하 순환도 상에서도 전국 제조업은 지난해 4분기 기준 회복·상승 국면에 진입한 반면, 부산의 경우 출하량 감소세가 지속되면서 둔화·하강 국면이 이어지고 있어 국면 전환에는 다소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하반기 이후에는 국내 경기 개선의 영향이 지역으로 확대되는 가운데, 르노코리아 신차(오로라1) 출시, 조선업 자금난 완화, 선박 인도 본격화 등 긍정적 요인이 뒷받침되면서 업황 개선세가 확대될 것으로 한은은 분석했다. 전자제품, 기계장비도 반도체 경기 반등에 따른 투자 확대 등의 영향으로 시차를 두고 회복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지역 기업들과 지자체도 제조업 부진 장기화에 대응해 주력산업의 체질 개선에 나서고 있다.

자동차 업계는 친환경 하이브리드와 전기차를 중심으로 생산 패러다임을 전환하고 있으며, 부산시 차원에서도 미래차산업 혁신성장을 위한 지원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아울러 시는 조선 부문에서도 친환경 중소형 선박기술 개발을 지원하는 등 지속가능한 성장 기반을 확충해나갈 계획이다.

한은 부산본부는 "부산지역 제조업의 업황 부진이 장기화되고 있지만 하반기에는 점차 회복세로 돌아설 것"이라며 "지역 경제계와 지자체의 주력산업 체질 개선 계획이 순조롭게 이뤄진다면 지역경제의 성장모멘텀을 강화하고 지역 제조업이 활력을 되찾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bsk730@fnnews.com 권병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