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유튜브 채널 '주둥이방송'에는 자신을 '도태남 인권운동가'라고 소개한 한 남성이 출연했다.사진=유튜크 캡처
[파이낸셜뉴스] 외모 경쟁력이 떨어지는 사람이 이성을 만나지 못하는 건 불공정하다며 '연애 추첨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을 내놓은 청년이 온라인 상에서 관심을 끌고 있다.
24일 유튜브 채널 '주둥이방송'에는 자신을 '도태남 인권운동가'라고 소개한 남성이 출연했다. '도태남'은 외모, 경제적 능력, 사회성 등의 문제로 이성을 만나지 못하는 남성을 이르는 인터넷 용어다.
이 남성은 "연애 시장이 불공정한 것 같다. 10대, 20대에겐 제일 중요한게 이성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잘생기고 키가 크다는 이유로 예쁜 여자를 잘 만나는데, 누구는 신경도 안써준다. 과연 이게 공정한건가, 평등한건가 생각을 해봤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사회는 도태된 남성들에게 '너희가 노력을 안해서 그렇다'고 치부한다. 그런데 키가 노력으로 되는가. 정치권에서는 이미 자산의 양극화를 해소하자는 얘기가 많이 나오지 않나. 그런데 왜 연애 양극화는 해소를 안 하는가. 어떻게 보면 이게 더 불공정하다. (부의 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한) 상속세 같은 것도 있는데, 외모는 상속세도 전혀 안 내고 그냥 물려받는다"고 했다.
그는 "잘나게 태어났다는 이유만으로 우리 사회에서 이점들을 다 얻어가는데 이게 과연 공정한 것인가. 자본시장 같은 경우엔 국가가 어느정도 간섭을 한다. 연애 시장은 국가가 아예 간섭을 하지 않는다."며 "나는 도태남 인권운동가가 되려고 한다. 이 양극화를 해소해야 한다고 국가에 요구하려고 한다. 공정하게 (추첨제를) 돌리면 된다."고 주장했다.
이에 방송 진행자 주둥이(본명 최하영)는 "공산주의 마인드다. 공산주의가 왜 망했나. 10시간 일해도 1000원 받고, 1시간 일해도 1000원 받는다면 누가 일을 하나. 살쪄서 100kg가 돼도 투표만 잘하면 예쁜 사람을 만날 수 있다면 누가 예쁜 몸매를 유지하려고 하겠나. 연애를 추첨으로 한다면 연애가 진행이 되겠나."고 비난했다.
주둥이는 ''난 노력하기 싫다는 얘기로 밖에 안 들린다. 저런 사람들은 연애하려면 노력해야 한다는 얘기를 되게 듣기 싫어한다. 못생기게 태어나고 가난하게 태어나고 이런게 도태가 아니고 저런 마인드가 도태라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이 영상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빠른 속도로 확산했다.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출연자의 과격한 주장을 놓고 누리꾼들의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한 누리꾼은 "여자를 사람이 아니라 사유물 취급하는게 너무 소름끼친다"고 지적했다.
한편 최근 학술지 한국사회복지학에 실린 ‘청년들은 무엇을 포기하고 있는가' 논문에 따르면 국내 19∼23세 청년 500명 중 절반 이상은 결혼과 출산을 포기한 유형으로 분류됐다. 또 데이터 컨설팅 기업 피앰아이가 지난 2월 전국 미혼남녀 20~59세 117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75.8%는 연애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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