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측 "총선 이후로 기일 잡아달라…선거 직전까지 너무 가혹"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6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대장동 배임 및 성남FC 뇌물의혹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4·10 총선을 이유로 재판에 잇따라 불출석했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주 만에 재판에 출석해 다음 기일을 총선 이후로 잡아달라고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결국 이 대표는 총선 전날인 다음 달 9일에도 재판을 받게 됐다.
이 대표는 2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김동현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등 혐의 공판에 출석했다. 이 대표가 '대장동 재판'에 출석한 것은 지난 12일 이후 2주 만이다.
이 대표는 총선을 앞두고 지난 12일 재판에 지각한 데 이어 19일 허가 없이 불출석한 바 있다. 지난 22일 같은 법원 형사합의34부(한성진 부장판사)가 심리하는 공직선거법 위반 재판에도 출석하지 않았다.
이날 공판은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에 대한 증인신문이 진행됐다. 다만 유 전 본부장이 코로나19 확진으로 오후 개정 후 "열이 오른다. 너무 무리하면 안 좋을 것 같다"고 호소해 재판은 조기 종료됐다.
재판부는 다음 기일을 오는 29일과 4월 2일·9일로 지정했다. 총선 하루 전날을 비롯해 선거 전까지 세 차례 법정에 출석해야 하는 것이다.
이 대표 측 변호인은 "총선 이후로 기일을 잡아달라"며 "피고인은 후보자 지위뿐 아니라 제1야당 대표 지위와 활동이 있는데, 선거 직전까지 기일을 잡는 것은 너무나 가혹하다"고 호소했다.
이어 "이런 말까지 하지 않으려 했는데, 여당의 나경원(전 국민의힘) 의원 재판은 몇 년간 공전 중이고, 선거 기간을 빼서 기일을 지정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피고인 측 의견은 알지만, 재판부에서 정치 일정을 고려해 기일을 조정해주면 특혜라는 말이 나올 것"이라며 "맞출지 안 맞출지를 강요하는 것은 아닌데, 불출석하는 경우 구인장 발부까지는 하겠다"고 말했다.
함께 기소된 정진상 전 당대표 정무조정실장의 변호인은 "선거운동 기간에 후보자를 불러 재판하는 것은 처음 본다"며 "정당하게 재판 지휘가 이뤄지는지 심각하게 의문을 표시하고 싶다. 이 부분을 조서에 기록해 달라"고 했다.
이 대표는 오전 재판에서 "(본인이 출석해야 한다는) 검찰의 입장이 이해가 가지 않는다"며 "제 반대신문은 이미 끝났고, 정진상 측 반대신문만 있어서 제가 없더라도 재판 진행에 아무런 지장이 없다"고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jisseo@fnnews.com 서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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