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쉬위안 전 중국축구협회 주석이 26일 1심 선고공판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웨이보 갈무리 뉴스1
[파이낸셜뉴스]【베이징=이석우 특파원】중국 축구계에 대한 사정 작업이 속도를 내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 기소된 천쉬위안(68) 전 중국축구협회 주석에게 1심에서 중형인 무기징역이 선고됐다.
26일 신화사와 CCTV 등에 따르면, 후베이성 황스시 중급인민법원은 이날 열린 1심 선고공판에서 뇌물수수 등의 혐의로 기소된 천 전 주석에게 무기징역형과 함께 평생 정치 권리 박탈, 개인 전 재산 몰수 판결을 내렸다.
법원은 "피고인은 축구계의 공정한 경쟁 질서와 생태환경을 심각하게 훼손해 국가 축구 사업에 심각한 피해를 끼쳤다. 뇌물 수수액이 워낙 커 중형이 불가피하다"고 무기징역형을 선고한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나 범행 자백 등이 참작돼 사형 판결은 면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9∼2023년까지 축구협회 주석으로 재임한 천 전 주석은 직권을 이용한 불법 금품 수수 혐의로 지난해 9월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지난 1월 말 공판에서 자신이 챙긴 뇌물이 총 8103만위안(약 150억8000만원)에 달한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그는 중국 축구 부패 문제 사정의 신호탄이 된 리톄 전 국가대표팀 감독과 연루돼 부패 사실이 알려졌다. 그는 리 감독이 재직한 프로리그 구단으로 부터 뇌물을 받고 리톄를 대표팀 감독에 임명하는 데 힘을 쓴 것으로 확인됐다. 리 전 감독은 중국 프로리그인 슈퍼리그 우한 줘얼 감독 시절 국가대표팀 감독이 되면 구단에 도움을 주겠다고 약속했고, 구단은 천 전 주석에 200만위안(약 3억6000만원)을 뇌물로 건넨 것이 확인됐다. 국가대표팀을 맡은 리 전 감독은 우한 줘얼 구단으로부터 따로 금품을 받고 실력이 떨어지는 소속 선수 4명을 대표팀에 발탁했다.
뇌물 받고 대표팀 감독 임명하고, 감독은 실력없는 선수들 발탁
이 같은 사실이 밝혀지면서 중국 슈퍼리그를 주관하는 중차오롄 유한공사의 마청취안 전 회장과 두자오차이 체육총국 부국장 등 축구계 거물들이 줄줄이 낙마하고 축구계 비리와 관련된 사법 처리 대상이 됐다.
앞서 지난 18일 산둥성 더저우시 중급인민법원은 중국축구협회 부주석(부회장)을 지낸 왕덩펑 전 교육부 체육위생·예술교육사 사장(국장)에게 징역 17년과 벌금 500만위안(약 9억3000만원)을 선고했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 5월 12일 상하이 훙차오공항에서 귀국하려다 비국가공작인원 수뢰 혐의로 연행돼 중국 당국에 구금됐던 축구 국가대표 출신 손준호(산둥 타이산)가 10개월여 만에 풀려나 전날 한국에 도착했다. 손준호 선수는 소속 팀의 승부 조작 가담이나 산둥 타이산으로 이적하는 과정에서 금품 수수 혐의 등에 대한 의혹을 받았지만, 손 선수측은 이를 강하게 부인해 왔다.
june@fnnews.com 이석우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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