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안보리 휴전 결의안 통과
"더 늦기전에 유혈 사태 끝내야"
美 제외한 이사국 모두 찬성표
네타냐후, 국제사회 고립 심화
라파 지상전 논의 계획 등 원점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25일(현지시간) 안전보장이사회가 소집돼 가자지구 즉각 휴전결의안을 통과시키고 있다. 이스라엘은 이날 미국이 기권해 결의안이 통과된데 대한 항의 표시로 당초 26일 미국에 파견하려던 대표단 방미 계획을 취소했다. 신화연합뉴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세력 하마스 간의 즉각적인 휴전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안보리에서 양측 간 전쟁이 벌어지고 있는 가자지구 상황과 관련해 휴전을 요구하는 결의안을 통과시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스라엘은 미국의 '기권'으로 '가자지구 즉각 휴전결의안' 통과된 것에 반발,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 최측근의 미국 파견 계획을 취소했다.
■미국 기권으로 안보리 통과
AFP 통신을 비롯한 외신에 따르면 안보리는 2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현재 진행 중인 이슬람 성월인 라마단 동안 '가자지구의 즉각적인 휴전'을 요청하는 이 결의안을 표결에 부쳐 통과시켰다. 유엔 결의안은 이슬람 라마단 기간인 다음달 9일까지 가자지구에서 '즉각 전쟁을 멈추도록' 요구하고 있다. 즉각 휴전을 발판으로 휴전 기간을 연장하고, 인질들은 조건없이 석방토록 촉구하고 있다. 15개 안보리 이사국이 참여한 가운데 14개국이 찬성했고, 미국은 기권을 택했다. 안보리에서 결의안이 통과되기 위해서는 15개 이사국 중 9개국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 또 미국과 영국, 러시아, 프랑스, 중국 등 5개 상임이사국 중에서는 거부권이 나와서는 안된다.
미국의 이번 기권 선택은 동맹인 이스라엘에 최소한의 예우를 보여주되 국제적으로 가자지구에 인도주의적 조치가 시급하다는 비판이 지속되는 데 따른 균형점을 찾은 조치로 해석된다.
린다 토머스 그린필드 유엔주재 미국 대사는 결의안에 하마스를 비난하는 내용이 포함되지 않은 것 등 결의안의 모든 내용에 동의하는 것은 아니라서 표결에서 기권을 택했다고 밝혔다.
아마르 벤자마 알제리 유엔 대사는 표결 직후 "팔레스타인 국민은 큰 고통을 겪었다"며 "이 유혈 사태는 너무 오랫동안 계속됐다. 너무 늦기 전에 이 사태를 끝내는 것은 우리 의무"라고 말했다.
■이스라엘 강력 반발, 미와 갈등 증폭
가자지구 즉각 휴전결의안이 통과된 후 이스라엘은 가자지구 남부 라파 지상전 계획을 논의하기 위한 대표단 미국 파견 계획을 취소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당초 이번주에 자신의 최측근 2명을 미국에 파견해 미 행정부와 갈등을 봉합한다는 생각이었다. 전략부장관 론 더머, 국가안보위원회 위원장 차치 하네그비를 26일 미국 워싱턴에 파견해 가자지구 남부 라파 지상전 계획에 관해 논의할 계획이었다. 미국이 라파지상전은 안된다며 막아서자 당초 지상전 계획을 일단 접고 미국과 논의에 들어가기로 한 것이었다.
그러나 유엔 결의안 통과로 원점에서 이를 재검토하겠다는 것이 이스라엘의 의중인 것으로 보인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과 갈등이 심화하고 있는 네타냐후 총리는 유엔 결의안의 표현을 수용할 수 없다고 밝혔다. 하마스가 억류하고 있는 인질 석방을 조건으로 휴전이 이뤄져야 한다는 점이 명시되지 않아서다.
■이스라엘에 대한 국제 압력도 거세
이스라엘이 강력 반발하자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 등은 안보리 결의를 이행할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AFP통신에 따르면 구테흐스 총장은 이스라엘이 강한 불만을 나타내자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안보리 결의는 반드시 이행돼야 한다.
실패는 용서받지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럽 국가들과 중동 주변국 등 국제사회도 안보리 결의 이행을 촉구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X를 통해 "결의 이행은 모든 민간인을 보호하는 데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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