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y Area Mechanical Services 라이브 스트리밍 영상 캡처
미국 메릴랜드주 볼티모어항의 대형 교량이 26일(현지시간) 심야에 출항한 컨테이너선과 충돌해 붕괴하면서 다리 위를 지나던 차량 여러 대가 강으로 떨어졌다.
경찰 당국은 이 사고로 최대 20명이 실종된 것으로 보고 수색·구조 작업을 진행 중이다.
미국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1시27분께 볼티모어 항만을 가로지르는 다리인 '프랜시스 스콧 키 브리지' 교각에 대형 화물선 한 대가 충돌했다는 보고가 해안경비대에 들어왔다. 이 충돌로 교량이 가운데 부분부터 순식간에 무너졌고 다리 위 고속도로를 지나던 차량 여러 대가 아래 강물로 추락했다.
정확한 피해 상황은 아직 파악되지 않고 있으나 소방당국은 이 충돌을 '다수 사상자 사고'로 규정했으며, 최소 7명에서 최대 20명이 물에 빠져 실종된 것으로 보고 구조대원들이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웨스 무어 메릴랜드 주지사는 다리 붕괴와 관련해 비상사태를 선언했다. 그는 엑스(X·전 트위터)를 통해 "연방 자원이 신속하게 배치될 수 있도록 여러 기관과 협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리 상황을 실시간 중계한 영상을 보면 사고 선박은 영상에 기록된 시간상으로 오전 1시 28분께 주 교각 두 개 중 하나와 충돌한다. 다리는 그 직후 중간 상판부터 주저앉듯 순식간에 무너져 내린다. NYT는 사고 선박이 교각과 충돌 직전 방향을 돌리려 하는 모습이 보이며 영상에서 보이는 교량 대부분이 약 20초 안에 붕괴했다고 전했다.
케빈 카트라이트 볼티모어 소방국 공보국장은 사고 선박이 볼티모어항을 출항해 나가는 중이었으며, 충돌 당시 다리 위에는 대형 트레일러트럭을 포함해 차량 여러 대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카트라이트 국장은 "현재로서는 실종자 수색·구조에 집중하고 있다"며 "붕괴한 다리에 화물 등이 걸려 있는 등 현장 상황이 위험하고 불안정해 구조대원들이 조심스럽게 수색 작전을 펼치고 있다"고 했다.
사고를 낸 컨테이너선은 싱가포르 선적의 '달리' 호로 이날 오전 1시께 볼티모어에서 출항했으며 파나마 운하를 경유해 스리랑카 콜롬보로 갈 예정이었다. 이 선박은 사고 당시 컨테이너 4900여개를 싣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중공업이 2015년 건조한 이 선박은 3만2000t, 290m 크기에 컨테이너 약 9700개를 실어나를 수 있다. 선주는 그레이스 오션, 용선사는 글로벌 해운사인 머스크로 전해졌다. 그레이스 오션은 성명에서 도선사 2명을 포함해 해당 선박에 탄 승무원들은 모두 무사하며, 충돌 원인을 밝히는 데 당국과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보통 '키 브리지'로 불리는 이 다리는 퍼탭스코 강 하류에 있는 볼티모어 항 외곽을 가로지르는 길이 약 2.6㎞의 교량이다. 1977년 개통했으며 695번 고속도로의 일부다. 이 사고로 양방향 차선이 폐쇄된 것은 물론 볼티모어항을 오가는 선박 통행도 중단되면서 큰 혼란이 빚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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