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규모 증자 통해 모기업 지원 의지 확인
"자본 확충 통해 자산 건전성 개선"
페퍼저축은행 사옥. 페퍼저축은행 제공
[파이낸셜뉴스]페퍼저축은행이 모기업인 호주계 페퍼그룹의 자금 100억원을 확충했다. 부동산 시장의 불황과 경기 침체로 지난해 3·4분기 기준 677억원대 순손실을 기록한 페퍼저축은행은 이번 증자로 자본 건전성을 개선했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페퍼저축은행이 10개월만에 100억원을 모기업 페페그룹으로부터 한번 더 증자받았다. 지난해 5월 200억원을 조달한 페퍼저축은행은 한국 진출 6년차인 지난 2019년 3월에도 200억원, 6월 250억원을 각각 증자한 바 있다.
페퍼저축은행 관계자는 "자본확충을 통한 건전성 개선 차원에서 페퍼그룹이 100억원 증자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저축은행에 대한 건전성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경기 침체로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가 악화일로에 놓여서다. 특히 저축은행이 다수 참여한 것으로 알려진 부동산 브릿지론이 위험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저축은행의 브릿지론 비중은 55%로 2금융권에서 가장 높은 수준인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충당금 추가 적립을 강제하고 있다. 한편, 페퍼저축은행은 PF 브리지론 비중은 4%로 업계 최저 수준으로 알려졌다.
금감원의 가이드라인에 따라 저축은행은 건전성 분류상 개별 채권에 대해 △정상 2% △요주의 10% △고정 30% △회수의문 75% △추정 손실 100% 각각 충당금을 쌓아야 한다. 페퍼저축은행은 이번 증자로 확보한 자금을 충당금 적립 및 추가 영업 재원으로 활용할 전망이다.
경기 남부 일대와 호남지역 영업권을 갖고 있는 페퍼저축은행은 저축은행업계의 업황이 나빠지면서 M&A 매물로 나올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금융권 관계자는 "실적이 좋지 않은 일부 저축은행에 대해 영업권이 겹치지 않는 다른 저축은행은 물론 증권사, 시중은행 등도 관심을 갖고 있을 것"이라면서 "단 부동산 경기 회복이나 금리 전환 등 외부 변수로 매물 가격이 떨어지길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페퍼저축은행 관계자는 "매각 등의 절차는 전혀 검토한 바 없다"면서 "페퍼그룹이 매각할 방침이라면 증자할 이유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한편, 금감원은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저축은행의 건전성 감독을 강화할 예정이다. 지난해 토지담보대출 대상 추가 충당금 적립을 지도한 것과 마찬가지로 엄격하게 관리한다는 방침이다. 부동산 관련 대출의 연체율이 오르고 있는 만큼 선제적 관리로 손실흡수능력을 키운다는 방침이다.
mj@fnnews.com 박문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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