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 돌봄공간 중심으로 사회적 관계망 구축 지원
강기정 광주광역시장이 27일 동구 대인교차로 인근에 들어선 '들랑날랑 커뮤니티센터' 개소식에 참석해 축사를 하고 있다. 광주광역시 제공
【파이낸셜뉴스 광주=황태종 기자】광주광역시가 지난해 질병·노쇠·사고 등으로 돌봄이 필요한 시민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빈틈없는 전 생애주기 통합돌봄 서비스망을 구축한데 이어 올해 한 단계 더 나아가 마을 돌봄 공간을 중심으로 사회적 관계망까지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광주다움 통합돌봄 시즌 2를 본격 추진한다.
광주시는 27일 동구 대인동에서 '들랑날랑 커뮤니티센터' 개소식을 가졌다고 밝혔다.
'들랑날랑 커뮤니티센터'는 옛 시외버스터미널 인근 구도심인 대인동, 계림동 일대 여인숙과 모텔 쪽방촌에 사랑방 공간으로 마련됐다. 누구나 편안하게 드나들 수 있는 공유 공간이라는 뜻을 담아 '들랑날랑'이라 이름 지었다.
이 일대는 터미널이 빠져나간 이후 쇠락의 길을 걷던 숙박업소에 단칸방이라도 의지할 곳을 찾는 취약계층이 모여들며 쪽방촌이 형성됐다.
지난해 진행된 동구의 실태조사에 따르면 이곳 달방 거주민의 98%가 중장년 이상 1인 가구다. 연락할 가족이 없는 경우가 54.6%이며, 도움을 요청할 이웃조차 없다는 응답도 56.3%나 돼 심각한 사회적 고립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군다나 82.5%가 만성적인 질병에 시달리고 있으며, 비주택이라 주방이나 욕실이 없어 식사 준비나 위생관리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광주시는 이 같은 실태조사를 바탕으로 쪽방촌 주민들이 가장 필요로 하는 식사, 세탁실 등의 공간과 상담, 안부살핌, 일자리 기관 연계 등을 지원하기로 했다.
'들랑날랑 커뮤니티센터'에는 주민 누구나 부담 없이 찾아와 함께 식사를 나누고, 세탁과 샤워를 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됐다. 비좁은 방에서 폭염과 혹한을 홀로 견디지 않도록 여름에는 시원하고 겨울에는 따뜻한 쉼터를 제공한다. 무엇보다도 쪽방 주민들이 고립에서 벗어나 서로 안부를 살피고 돌보는 새로운 관계 맺음의 공간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강기정 광주시장은 이날 개소식에서 "광주다움 통합돌봄 시즌 1이 돌봄이 필요한 주민을 찾아가는 일이었다면, 시즌 2는 주민들을 만나게 하는 일이다"면서 "이곳에 들랑날랑하시면서 돌봄을 주고받는 일상을 누리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광주시는 앞으로 마을 중심 공동체 돌봄 공간을 계속 마련할 예정으로, 서구에는 영구임대아파트 주민들의 '돌봄교실'이, 남구에는 '느린 학습자 마을돌봄' 공간이, 북구에는 '우리동네 건강마음돌봄' 사업이, 광산구에는 '마을밥카페'와 '건강관리소'를 추진하고 있다.
한편 지난해 4월 1일 본격적으로 서비스를 시작한 '광주다움 통합돌봄'은 기본적으로 1대 1 개인별 방문 돌봄서비스를 지원한다. 9개월 만에 9000여명의 시민들에게 1만8000건의 서비스를 지원하며 돌봄망에서 소외돼 온 사각지대를 세심히 보살펴 시민들의 삶의 질을 획기적으로 향상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올해도 두 달 만에 이미 4000여명의 시민들이 돌봄을 받고 있다.
2년 차를 맞은 '광주다움 통합돌봄'은 개인별 돌봄을 넘어 '관계 돌봄'을 지향한다. 사회적 관계망이 단절된 시민을 찾아 이웃이 이웃을, 사람이 사람을 지키는 공동체를 복원하며 새로운 사회적 가족을 만들고자 마을 중심 활동을 추진한다.
hwangtae@fnnews.com 황태종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