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은행, 27일 이사회서 금감원 ELS 배상안 수용 결의
외부전문가 포함 ELS 자율배상위 구성해 사실관계 파악
하나은행 "소비자 보호가 최우선 가치"
28일 NH농협·SC제일, 29일 KB국민·신한도
금감원 배상안 수용 전망...자율배상 본격화
서울 명동 하나금융그룹 전경. 사진=하나은행 제공
[파이낸셜뉴스]하나은행이 항셍중국기업지수(H지수) 기초 주가연계증권(ELS)과 관련 금융감독원의 분쟁조정기준안을 수용했다. 하나은행은 외부전문가들을 포함한 'ELS 자율배상위원회'를 꾸려 금감원 분쟁조정기준안을 엄격하게 적용하고, 신속하게 투자자 배상에 나설 계획이다.
우리은행에 이어 하나은행도 금감원 안(案)을 수용한 가운데 판매금액이 비슷한 다른 은행들도 배상안을 받아들일 것으로 예상된다.
하나은행은 27일 이사회를 열고 금감원의 H지수 ELS 분쟁조정기준안을 수용키로 결의했다. 하나은행은 분쟁조정기준안에 따른 자율배상안을 마련해 투자자 배상절차를 신속하게 개시하겠다고 밝혔다.
하나은행은 H지수 하락에 따라 만기 손실이 확정됐거나 현재 손실구간에 진입한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신속한 투자자 보호조치를 실행한다. 특히 소비자보호그룹 내 '홍콩H지수 ELS 자율배상위원회'와 '홍콩H지수 ELS 자율배상팀'을 신설한다. ELS 자율배상 절차의 공정성·합리성을 확보하고 원활한 손해배상 처리를 위해서다.
ELS 자율배상위원회에는 금융업·파생상품 관련 법령, 소비자보호 전문가 등 외부전문가 3인을 포함해 총 11명이 참여한다. 배상위원회는 자율조정 과정에서 투자자별 배상비율 가산·차감 요소와 사실관계를 파악한다. 또 금감원의 분쟁조정기준을 엄격하게 적용해 추가 분쟁조정이나, 은행의 배임 리스크를 차단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말 기준 하나은행의 홍콩H지수 ELS 잔액은 약 2조300억원이다. 이중 올해 상반기 만기가 도래해 손실구간에 진입한 금액은 7500억원 수준이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이번 자율배상 절차를 통해 홍콩 H지수 ELS 상품에 투자한 손님들과 원만한 소통과 배상을 이뤄나가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며 “앞으로도 소비자 보호를 은행의 최우선 가치로 삼아 손님이 믿고 맡길 수 있는 손님 중심의 금융서비스를 선보여 나가겠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지난 11일 △설명의무·적합성(적정성) 원칙·부당권유금지 원칙 위반에 따른 기본배상비율 20~40%(원금손실분 기준)에 △내부통제 부실 등 판매사의 공통가중요인(은행 기준 +5~10%p) △원금손실 경험 및 투자금액 규모 등을 고려한 투자자 책임요소(최대 -45%p) △고령 투자자 보호제도 미흡 및 모니터링콜 부실 등 판매사 책임요소(최대 +45%p)를 담은 분쟁조정기준안을 발표했다.
우리은행은 지난 22일 은행 이사회를 열어 주요 은행들 중에서는 처음으로 금감원 분쟁기준안을 수용하고 지난 25일부터 투자자들에게 배상 절차를 안내하고 있다. 우리은행의 ELS 판매금액은 415억원으로 주요 은행들 중 가장 작다. 우리은행은 평가 손실이 확정된 고객들에게 만기일 이후 10영업일 이내 배상 일정을 안내하고 개별 접촉을 통해 배상비율을 산정할 계획이다. 배상비율 산정 및 협의가 완료되면 일주일 내 배상금이 지급될 수 있다.
하나은행과 마찬가지로 판매금액이 2조원대인 NH농협은행, 신한은행은 각각 28, 29일 이사회를 열어 수용 여부를 논의한다. 판매잔액이 1조2000억원인 SC제일은행은 28일, 은행 중 판매금액이 8조원대로 가장 많은 KB국민은행은 이르면 29일 이사회를 개최할 것으로 전망된다.
원금 손실분 중 투자자들이 받을 수 있는 금액은 은행과의 개별 분쟁조정 과정에서 결정된다. 개별 조정이 실패하면 금감원의 분쟁조정절차로 가고, 여기서도 결론이 안 나면 법정에서 다투게 된다.
은행들은 기본적으로 20~40% 선에서 배상비율을 정하고 투자자 책임요소 등에 따라 비율을 더하거나 줄인다. 개별 분쟁조정 과정에서는 은행의 담당부서 뿐 아니라 법률 전문가도 참여하게 된다. 하나은행의 자율배상위원회와 마찬가지로 다른 은행들도 배임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법적 분쟁으로 번지는 걸 막기 위해 객관성·합리성을 높일 전문가들을 참여시킬 것으로 알려졌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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