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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생금융’ 외쳤던 5대은행, 씬파일러 대출은 2년째 줄었다

시중은행 작년 2893억원 대출
총 대출잔액의 0.04%에 불과
농협, 작년 1345억 공급 ‘최다’

‘상생금융’ 외쳤던 5대은행, 씬파일러 대출은 2년째 줄었다
5대 시중은행이 금융거래 이력이 적은 '씬파일러(thin-filer)' 대상 대출을 지난 2년 동안 축소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박재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지난해 9월말 기준 씬파일러 대출잔액은 약 2893억2800만원으로 집계됐다. 당시 5대 시중은행의 가계대출잔액의 0.04% 수준이다.

특히 가계대출 증가세를 고려하면 사실상 은행들의 씬파일러 대출은 줄었다. 실제 지난 2021년 말을 기점으로 씬파일러 대출이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1년 말 3669억9300만원까지 늘었던 씬파일러 대출은 지난 2022년 말 2802억1900만원으로 867억7400만원 감소했고 2022년 말부터 지난해 9월까지는 91억원 가량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은행별로 살펴보면 NH농협은행이 사회초년생·주부 등 씬파일러에 대한 대출 취급금액이 가장 컸다. 농협은행의 지난해 9월말 씬파일러 대출잔액은 1345억4600만원으로 지난 2020년말(819억9600만원)에 비해 525억5000만원 늘었다. 농협은행에서 대출을 받은 씬파일러 차주 수는 같은 기간 2만6430명에서 5만6042명으로 3만명 가까이 늘었다.

반면 신한·하나은행의 씬파일러 대출잔액은 2021년부터 지난해 9월까지 감소했다. 2020년말 1458억7800만원이었던 신한은행 씬파일러 대출잔액은 지난해 9월말 444억3600만원으로 3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하나은행의 경우 2020년말 316억8000만원, 2021년말 699억600만원으로 대폭 늘었다가 2022년말 479억5800만원으로 급감했다.

'리딩뱅크' KB국민은행은 씬파일러 대출잔액 자체가 타 은행에 비해 적었다. 지난해 9월말 국민은행 씬파일러 대출잔액은 166억2600만원으로 농협은행의 10분의 1 수준에 그쳤다.


우리은행은 씬파일러 대출잔액은 늘었지만 차주 수는 줄었다. 우리은행에서 신용대출을 받은 씬파일러는 2020년말 1만6516명에서 2021년말 1만4761명, 지난해 9월에는 1만468명까지 감소한 것으로 집계된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씬파일러 대출은 재직기간이 6개월 미만인 사회 초년생들이 주로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며 "씬파일러 대출을 이용하다가 재직기간이 6개월을 넘어서는 경우 한도나 금리가 유리한 일반 직장인 대출로 갈아타기 때문에 잔액이 꾸준히 줄어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