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니 쇼헤이.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슈퍼스타 오타니 쇼헤이(로스앤젤레스 다저스)가 불법 도박 연루 의혹을 전면 부인한 가운데, 미국의 스포츠 비즈니스 전문가는 재차 의혹을 제기했다.
지난 26일(현지시간) 스포츠 비즈니스 전문가 조 폼플리아노는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에 오타니의 기자회견에 의문점이 남았다고 적었다.
그는 두 가지 질문을 던졌다. 첫째는 ‘어떻게 오타니의 통역사인 미즈하라 잇페이가 오타니의 통장 계좌에 접근할 수 있었는지’와 ‘어떻게 몇 달에 걸쳐 거액의 돈이 빠져나가는 사실을 오타니 본인이 모를 수 있었는지’에 관한 것이었다.
폼플리아노는 “이 2가지 사실에 대한 대답을 듣기 전까지 그 무엇도 믿기가 어렵다”라고 지적했다.
야후스포츠 역시 “MLB 선수의 계좌에서 450만 달러가 사라지는 것을 어떻게 아무도 알아채지 못했느냐”며 “미즈하라가 절도했다는 얘기가 사실이라면 송금 사실을 아무도 알아채지 못했다는 것이 정말 아찔할 정도”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경제 전문지 ‘포브스’도 오타니의 연루 가능성에 관한 강한 의혹을 제기했다. 포브스는 지난 24일 ‘오타니가 왜 도박 스캔들에서 결백하기 힘든가’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정말 오타니가 450만 달러 송금을 몰랐다면 미즈하라는 사기와 신분 도용 혐의로 추가 기소될 가능성이 높다”라고 짚었다.
이어 “(이러한 거액의 송금은) 오타니의 개인 정보 문서를 훔치거나 위조했어야 가능하다”며 “몇 달에 걸쳐 본인이 모르는 사이에 다른 사람이 계좌에서 거액을 몰래 송금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라고 지적했다.
ESPN도 “오타니의 대리인은 미즈하라의 절도 혐의를 어느 관계 당국에 신고했는지를 묻는 취재진의 확인 요청에 답변을 거부했다”라고 전했다.
오타니는 지난 25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스스타디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자신의 통역사인 미즈하라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미즈하라가 불법 도박을 하고 오타니의 돈에 손을 댄 혐의로 구단에서 해고된 지 닷새만이다.
오타니는 “나는 스포츠 도박을 하거나 도박업자에게 의도적으로 돈을 보낸 적이 없다”며 미즈하라의 빚을 갚아주기 위해 도박업자에게 450만 달러(약 60억원)을 직접 송금했다는 의혹을 부인했다.
이어 “내가 믿은 사람이 이런 일을 했다는 사실에 매우 슬프고 충격을 받았다”면서 “지금의 기분을 말로 표현하기 힘들다”고 토로했다.
오타니는 새로운 통역과 함께 약 11분 동안 미리 적어 온 메모를 읽었을 뿐, “이게 말씀드릴 수 있는 전부”라며 별도의 질문은 받지 않았다. 사진 촬영 역시 금지됐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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