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즈하라는 내 계좌에서 돈 훔치고 계속 거짓말"
"도박업자에게 돈 보낸 적 없어"
도박설 휘말린 이후 무안타 침묵하는 오타니
오타니 쇼헤이가 불법도박 열루설에 휩싸이며 야구 인생의 첫 위기를 맞이했다. 사진=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미국프로야구(MLB) 슈퍼스타 오타니 쇼헤이(로스앤젤레스 다저스)가 야구 인생에서 첫 위기를 맞았다. 불법 도박설 때문이다. 만약, 오타니가 알고서도 불법도박 자금을 갚아줬다면 엄청난 징계를 받게 될 수도 있다. 7억달러의 계약이 물거품이 되어버릴 수도 있다는 의미다.
현 상황에서 심리적으로 야구를 하기 힘든 것은 지극히 당연하다. 오타니는 지난 26일 26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 통역사 미즈하라 잇페이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미즈하라가 지난 21일 불법 도박을 하고 오타니의 돈에 손을 댄 혐의로 구단에서 해고된 지 닷새 만이다.
지난 16일 미국프로야구(MLB) 월드투어 서울시리즈에 출전하는 LA 다저스 오타니 쇼헤이와 前 통역사 미즈하라 잇페이(왼쪽)가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 참석한 모습. 사진=연합뉴스
오타니는 "미즈하라는 내 계좌에서 돈을 훔치고 계속 거짓말을 해왔다"면서 "나는 스포츠 도박을 하거나 도박업자에게 의도적으로 돈을 보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오타니는 "야구뿐 아니라 다른 종목에도 돈을 걸지 않았고 다른 사람에게 대신 베팅해달라고 요청한 적도 없다"면서 "베팅을 위해 도박업자를 거친 적도, 다른 사람으로부터 베팅 결제를 도와달라는 요청을 받은 적도 없다"고 강조했다.
앞서 미즈하라는 오타니가 자신의 도박 빚을 대신 갚아주려고 도박업자에게 직접 송금했었다고 해명했다가 이를 번복했다.
오타니는 "이 모든 것은 전부 거짓말이었다. 미즈하라는 (이 내용에 대한) 언론 취재에 대해 내게 말하지 않았다"면서 "미즈하라는 나와 계속 소통해왔다고 말했지만, 그것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오타니는 미즈하라의 이야기는 모두 거짓이라며 일축했다. 사진=연합뉴스
그는 지난 20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MLB 정규시즌 개막전이 끝난 시점에서야 미즈하라의 도박 문제를 인지했다고 설명했다.
오타니는 "미즈하라가 '팀 미팅이 끝나고 숙소에서 일대일로 얘기하자'고 말했다"면서 "호텔에 돌아갔을 때 비로소 그에게 막대한 빚이 있고 그가 내 계좌를 이용해 도박업자에게 돈을 보낸 사실을 인정했음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오타니는 "내가 믿은 사람이 이런 일을 했다는 사실에 매우 슬프고 충격을 받았다"면서 "지금의 기분을 말로 표현하기 힘들다"고 토로했다. 다만, 오타니는 미즈하라가 어떻게 자신의 계좌에서 돈을 빼낼 수 있었는지는 소명하지 않았다.
[로스앤젤레스=AP/뉴시스] LA 다저스 오타니 쇼헤이의 통역사 미즈하라 이페이가 불법 도박과 횡령 혐의로 20일(현지시각) 구단으로부터 해고됐다. 미국 LA타임스는 “오타니의 통역사가 불법 도박과 횡령 혐의로 해고됐다”라고 보도했다. 사진은 지난 2월 3일 미국 로스앤젤레스 LA 다저스타디움에서 통역사 미즈하라(왼쪽)가 오타니 옆에서 통역하는 모습
오타니는 서울시리즈를 마치고 MLB 시범경기에 복귀한 이래 이틀 연속 무안타에 그쳤다. 전날 로스앤젤레스 에인절스와의 경기에서 2타수 무안타 1볼넷을 기록한 그는 이날 에인절스와의 재대결에서도 땅볼 2개와 볼넷 하나에 그쳤다.
매니저의 불법 도박 사건으로 오타니의 LA 다저스 데뷔는 역대 최악의 야구 위기로 점철되고 있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