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9월까지 6300억 대출
같은기간 5대은행은 2893억 그쳐
‘중저신용자 포용’ 약속한 인뱅들
대안신용평가체계 통해 대출 확대
시중은행보다 높은 연체율은 숙제
대안 신용평가체계(CSS)를 통한 중저신용자 포용이란 과제를 가지고 출범한 카카오뱅크·케이뱅크가 금융거래 이력이 부족한 사회초년생과 고령층 등에 5대 시중은행의 2.2배 수준의 대출금을 내준 것으로 나타났다.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 금융거래이력부족자(thin-filer, 씬파일러) 차주 수는 15만명 가량으로 시중은행보다 대출 문턱을 낮췄다. 다만 씬파일러 연체율이 시중은행에 비해 높아 CSS 고도화를 통한 건전성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카카오·케이뱅크 씬파일러 대출 6300억
3월 31일 국회 박재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9월말 기준 카카오뱅크·케이뱅크의 씬파일러 대출잔액은 6300억7300만원이었다. 같은 시점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씬파일러 대출잔액을 모두 더한 2893억2800만원의 2.18배 수준이다.
구체적으로 카카오뱅크가 4018억2000만원, 케이뱅크가 2282억5300만원을 씬파일러들에게 대출해준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시점 KB국민은행의 씬파일러 대출잔액은 166억2600만원으로 카카오뱅크의 4.13%, 케이뱅크의 7.28%에 그쳤다. 신한·하나·우리은행은 대출잔액이 각각 400억원대로 카카오뱅크 대출액의 10%대, 케이뱅크의 약 20%에 불과했다.
시계열을 넓혀보면 2022년부터 본격적으로 인터넷전문은행들의 씬파일러 대출금이 늘었다. 2021년 12월말 카카오·케이뱅크의 씬파일러 대출잔액은 2182억8500만원으로 5대 시중은행 합(3668억9300만원)보다 작았는데, 1년 후인 2022년 12월 말에는 5대 시중은행의 1.78배에 달했다. 2022년 12월말 기준 두 인터넷전문은행의 씬파일러 대출잔액은 5000억9600만원으로 5대 시중은행 대출잔액을 더한 2802억1900만원보다 많았다.
차주 수를 봐도 인터넷전문은행들이 5대 시중은행에 비해 씬파일러를 포용한 점이 드러났다. 카카오뱅크는 지난해 9월말 기준 씬파일러 13만5596명에게 대출을 내줬다. 같은 시점 케이뱅크는 1만8502명에게 대출을 실행했다.
■높은 대출 연체율·부도율 관리 '숙제'
인터넷전문은행이 시중은행들에 비해 씬파일러 대출을 많이 취급한 건 출범 과정에서 '중저신용자 포용'을 금융당국에 약속했기 때문이다.
금융위원회는 올해부터 2026년까지 3년간 중저신용자 신용대출 비중 목표를 평잔 30% 이상으로 설정해 카카오·케이·토스뱅크에 신용평가모형 고도화를 통한 중저신용자 포용을 유도하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통신·부동산정보와 카드사 가맹점 정보 등 대안정보를 가명정보로 결합한 '카카오뱅크 스코어'를 개발했다. 케이뱅크는 소득, 신용이력과 통신(KT)·유통 등 대안정보를 케이뱅크 자체 CSS에 반영 중이다. 토스뱅크는 토스앱을 기반으로 한 비금융 활동 정보, 마이데이터, 노란우산공제 개인사업자 정보 등을 활용해 토스뱅크 CSS를 개발·운용하고 있다.
금융당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CSS 고도화로 연간 4600억원 규모 중저신용자 대출을 추가 승인했고, 케이뱅크의 경우 고객 84%가 케이뱅크 신용평가모형을 통해 평가등급이 향상되고 평균 0.64%p의 금리인하 효과가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토스뱅크 또한 KCB ·NICE 신용평가 기준 중저신용자였던 10만명이 고신용자로 재평가돼 2조원이 넘는 신용을 공급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이 과정에서 시중은행보다 높은 연체율을 어떻게 관리할 지는 인터넷전문은행들의 숙제로 남아 있다.
지난해 9월말 기준 카카오뱅크의 씬파일러 대출 1개월 이상 연체율은 1.83%, 케이뱅크는 4.17%를 기록했다.
90일 이상 연체가 된 비율(부도율)은 카카오뱅크가 1.55%, 케이뱅크가 2.98%였다. 같은 시점 우리은행의 씬파일러 대출 연체율(0.16%), 부도율(0.03%)에 비해 1%p 이상 높다. 은행권 관계자는 "우량 차주를 선별하는 데 도움이 되는 비금융 데이터가 무엇인지, 최적의 조합이 무엇인지 노하우가 쌓이기까지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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