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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바다 위 발전소' 가동률 98%… 어획량 늘고 관광 명소로[현장르포]

탐라해상풍력발전단지
해상풍력 발전기 10기 설치
바람·파도 소리로 소음 못느껴
어초 역할로 수중생태계 활성화

제주 '바다 위 발전소' 가동률 98%… 어획량 늘고 관광 명소로[현장르포]
탐라해상풍력 전경 남동발전 제공
【파이낸셜뉴스 제주=이유범 기자】 3월 28일 제주공항에서 버스를 타고 1시간을 달려 도착한 '탐라해상풍력발전단지'. 이곳은 우리나라 상업용 해상풍력발전의 최초 사례이자 지난 2017년 준공 이후 안정적 운영실적을 나타내며 국내 해상풍력의 성공모델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아쉽게도 이날 기상악화로 일부 발전기가 정상가동하지 못했지만, 국산기술 100%를 적용해 건립된 탐라해상풍력은 국내 첨단기술이 집약된 우리 해상풍력의 미래로 평가된다.

■국내 최초 상업용 풍력발전

이날 '탐라해상풍력발전단지'에서는 드넓은 제주 바다 한가운데 10기의 거대한 해상풍력 발전기가 가지런히 도열해 있었다. 비가 오는 궂은 날씨 속 발전기 프로펠러는 힘차게 돌고 있었다. 해안가를 따라 10기 중 6기는 가동을 멈춘 상태였다. 취재진이 도착하기 전에 낙뢰를 맞아 가동을 중단한 것이었다.

남동발전이 운영하는 탐라해상풍력 소속 이성호 본부장은 "낙뢰가 일어났다고 부품이 파손되는 것도 아니고요. 안전장치를 다 해놨기에 차단기가 떨어지죠. 비가 그치면 배 타고 나가서 현장을 확인하려고 잠시 블레이드를 멈춰 놓았을 뿐"이라고 말했다.

탐라해상풍력발전은 지난 2017년 9월 제주 한경면 두모리와 금등리 공유수면 일원에 30㎿ 설비용량 규모로 준공했다. 이는 전력을 판매할 수 있는 해상풍력발전(상업용 해상풍력)으로는 국내 첫 사례로 사실상 국내 최초의 해상풍력발전사업으로 볼 수 있다. 준공 후 7년이 조금 안 되는 시간이 지난 가운데 탐라해상풍력은 현재까지 약 98%의 가동률로 운영되고 있다. 평균 이용률은 약 29%로 사업 추진 당시 목표했던 가동률 95%와 이용률 28.9%를 상회하거나 유사한 수준으로 운영 중이다. 지금까지 생산한 전력량은 약 50만MWh에 이른다. 이는 가구당 평균 전기사용량을 기준으로 제주 전체 31만3000가구에서 약 6개월간 사용할 수 있는 전력량이다. 이러한 운영 성과와 함께 재생에너지를 통한 주민과의 상생모델로도 탐라해상풍력은 주목받고 있다.

■지역상생·관광객 증대 기여

건설 당시 풍력발전설비로 인한 소음 증대와 어족자원 감소에 대한 주민의 우려가 있었던 것이 사실이지만, 지난 6년여 운영 결과 걱정과는 다른 결과들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 2015년 착공 당시부터 한국해양수산개발원은 풍력발전설비가 어족자원에 미치는 영향을 모니터링하고 있으며, 현재까지 주민들의 주요 수입원인 수중생태계가 더욱 활성화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이는 해저 속의 풍력발전설비 구조물, 사석 등이 인공어초 역할을 함으로써 어획량 증대에 기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무엇보다 바닷바람과 파도 소리로 인해 해상풍력설비의 소음을 느낄 수 없다는 점 또한 해상풍력의 장점이다. 해상풍력의 경관은 관광객 증대에도 기여하고 있다. 제주 한경면 두모리와 금등리 일대를 찾는 관광객이 늘어 주변에는 풍력발전설비 운영 이전에 비해 식당과 카페, 숙박시설 등 상권도 점차 활성화되고 있다.

최근에는 야간경관 조성을 위해 해상풍력발전기에 조명을 설치하며 야간 관광객 유치에도 힘쓰고 있다.
이처럼 국내 첫 상업용 해상풍력발전인 탐라해상풍력이 준공 후 지금까지 성공적으로 운영되면서 국내에서는 해상풍력발전의 성공을 확인하고, 해상풍력 발전을 확대하기 위한 시도들이 확산되고 있다.

탐라해상풍력단지에는 그동안 정부 관계자를 비롯해 학계와 해외 관련 기관 종사자에 이르기까지 약 8400명이 견학을 오기도 했다. 한국남동발전은 "탐라해상풍력발전의 성공적인 운영을 통해 국내에서도 해상풍력발전의 경쟁력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면서 "서남해안 지역 등 풍력자원이 풍부한 지역을 발굴하고, 관련 사업을 적극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고 말했다.

leeyb@fnnews.com 이유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