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10년물 국채금리 상관계수, 0.94로 ‘쑥’
주요국 중 가장 민감해...동조화 현상 뚜렷해져
“금융 연계성 강화돼 파급 영향 커진 결과”
피벗 과정서 국고채 금리 변동성 커질 가능성도
파월 의장이 지난 3월 20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기자회견 중인 모습. 뉴시스.
[파이낸셜뉴스]글로벌 통화 긴축 기조가 시작된 이후 한국의 장기 국채금리가 미국 국채금리 변동에 더 크게 반응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양국의 금융시장이 더 밀접하게 연계되면서 장기금리 상관관계가 주요국 중 가장 높은 수준까지 올랐다. 올해 피벗(통화정책 전환) 과정에서도 미국 국채금리의 영향으로 한국 금리의 변동성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1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BOK이슈노트 '최근 글로벌 통화긴축기 중 미국 국채금리의 국내 파급영향 확대 배경 및 평가'에 따르면 한국의 10년 만기 국채금리와 미국 장기 국채금리 간 상관계수는 2013~2021년 0.61에서 2022~2024년 0.94로 54% 급등했다. △뉴질랜드 0.91 △캐나다 0.88 독일 0.87 △호주 0.83 △영국 0.74 △일본 0.53 등 한은이 조사한 주요 8개국 가운데 상관계수가 가장 컸다.
이는 2022년부터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를 중심으로 글로벌 긴축 통화정책이 시작된 이후 미국과 한국 장기 국채 금리의 동조화가 더 뚜렷해졌다는 뜻이다. 한은은 미국 국채 금리의 국내 파급력이 커진 첫 번째 이유로 양국 금융의 연계성 강화를 꼽았다. 2019년 이후 두 나라의 상대국에 대한 주식·채권 투자나 직접 투자가 경제 규모(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빠르게 늘고, 국내 채권 시장 내 외국인 투자 비중도 급증하면서 그만큼 미국 국채 금리에 민감하게 반응했다는 설명이다.
또한 2022년 전세계적으로 고물가 등 거시 경제 충격이 동시에 나타나 주요국의 물가 여건과 이에 대응한 통화정책, 정책금리가 한 방향으로 움직인 점도 금리 동조화를 부추긴 것으로 분석됐다. 아울러 2020∼2022년 코로나19 사태 등에 대처하는 과정에서 두 나라 금리의 동조성을 목격한 국내 채권 투자자들이 2022년 이후 더 동조화에 대한 '경직적 기대' 속에 미국 금리를 추종하는 점도 배경으로 지목됐다. 이 밖에 국채 선물시장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 영향력 확대, 미국 달러화 강세 역시 요인으로 거론됐다.
한은은 미 국채 금리의 파급 영향이 당분간 높은 수준을 지속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한·미 통화정책기조 전환 과정에서 미 국채 금리 영향으로 국고채 장기물 금리가 높은 변동성을 보일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보고서를 집필한 구병수 한은 채권시장팀 과장은 “미국 국채 금리의 파급 영향은 당분간 높은 수준을 지속할 것”이라며 “한국과 미국의 통화정책 전환(피벗) 과정에서 미국 국채 금리의 영향으로 국내 장기 국고채 금리가 큰 변동성을 보일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다만 국내 통화정책이 미국과 차별화될 경우에는 미국 국채 금리의 영향력이 다소 축소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은행 제공.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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