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이, 류젠차오 등도 동남아 중시 외교에 역할 분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일 대통령 당선인 신분으로 베이징을 찾은 프라보워 수비안토 인도네시아 국방장관을 인민대회당에서 만나 회담에 앞서 악수를 나누고 있다. 신화통신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베이징=이석우 특파원】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동남아시아와의 운명 공동체 건설 등 동남아 중시 외교를 다시 천명했다.
2일 중국 CCTV 등에 따르면, 시 주석은 1일 인도네시아의 대통령 당선인 프라보워 수비안토 국방장관을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만나 회담을 갖고 "중국과 인도네시아는 모두 개발도상국인 대국"이라며 중국과 동남아국가연합(아세안)과의 운명공동체 구축을 위해 인도네시아 측의 역할을 당부했다. 이어, 경제 및 해양 분야 등의 협력에도 의욕을 보였다
이에 대해, 프라보워 당선인은 "조코위 대통령의 대중 우호 정책을 계승하겠다. 차기 정권 발족 후, 탈빈곤 및 경제·무역 협력에 힘을 쏟겠다"라고 중국과의 경제 협력 강화 의사를 밝혔다.
3월 31일 베이징에 도착한 프라보워 당선인의 중국 방문은 2월 선거 결과 발표 이후 첫 외국 방문이다. 대통령 취임 전의 당선인을 초청해 시진핑 주석이 회담을 진행한 것은 이례적이다. 인도네시아에 대한 각별한 후의와 협력 의사를 밝힌 것이다.
동남아 최대 강국의 대통령 당선인을 정권 출범 전에 불러들여 협력 관계를 구체화하고 강화하는 등 동남아 중시 외교의 공을 들이고 있는 중국의 태도를 확인하게 한다. 인도네시아는 인도 태평양 지역의 주요한 해상교통로에 위치해 전략적으로도 중요한 위상을 갖고 있다.
차기 외교부장(장관)으로 유력한 류젠차오 중국공산당 대외연락부장은 지난 25일부터 29일까지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를 방문, 양자 현안과 정상 방문 등에 대한 협의를 진행하는 등 동남아 중시 외교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중국은 오는 25일 베트남과 라오스 외교부장을 베이징으로 초청해 왕이 정치국원 겸 외교부장과의 회담 등을 가질 예정이다. 앞서 왕이 외교부장은 지난 1월 태국을 방문해 단기 체재 비자의 상호 면제 협정에 조인하기도 했다.
중국은 최근 강화되고 있는 미국의 포위 외교에 경계를 높이면서 부쩍 동남아시아국가들과 협력에 힘을 기울여 왔다.
인도네시아는 국내총생산(GDP)과 인구에서 아세안 전체의 각각 40%를 차지한다. 2억 8000만명의 인구(세계 4위)에 국내총생산(GDP) 1조 3191억 달러로 GDP 규모로는 멕시코와 거의 비슷해 발전 가능성이 크다. 인도네시아의 대중 무역 비율은 지난해 30%이며 중국의 인도네시아에 대한 직접투자(FDI)는 싱가포르에 이어 2위이다. 수도 이전 계획을 갖고 있는 인도네시아는 중국의 협력을 요구하고 있다.
프라보워 당선인은 2일 중국 방문을 마친 뒤 일본을 곧바로 날아가 기시다 후미오 총리 등과 회담할 예정이다.
인도네시아 입장에서 중국과 일본 사이에 균형을 맞추겠다는 의도이다. 일본은 인도네시아의 제2의 교역국이기도 하다. 일본은 근년들어 경비정 공여 등 인도네시아와의 안보 협력을 활발하게 추진해 왔다.
june@fnnews.com 이석우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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