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라 로젠버그 AIT 회장이 1일 타이베이 총통부를 방문해 라이칭더 총통 당선인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대만 중앙통신사 캡처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베이징=이석우 특파원】'중국의 마잉주, 대만의 로젠버그'
중국 방문을 시작한 마잉주 전 대만 총통이 1일 선전에서 양안 사이의 긴장 완화를 강조하는 발언을 내놓은 가운데, 대만을 방문중인 로라 로젠버그 미국 대만협회(AIT) 회장도 같은 날 대만 지도부에 대만 해협의 현상 유지를 요청했다. 오는 5월 독립성향이 강한 라이칭더 총통 당선인 정부의 출범을 앞둔 민감한 시점에서 미국, 중국, 대만의 국민당 모두 안정 확보란 점에서 이해를 같이 하는 모습이다.
이런 점에서 중국과 미국, 양측이 안정을 위해 양안 문제를 공동 관리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올 가을 대선을 앞둔 미국으로서는 '실용적 독립'을 주장해 온 라이칭더가 독립 문제에 강한 목소리를 낼 까 우려하고 있다. 이 때문에 대만 문제를 담당하는 책임자를 보내 힘을 실어주면서도 라이 당선인의 독립 입장에 대해서는 더 나아가지 않도록 견제하는 분위기이다.
미중, 대만 새정부 출범에 앞서 양안 문제 공동 관리 지적도
로젠버그 회장은 1일 타이베이 총통부에서 라이칭더 당선인을 예방하면서 "대만은 양안(중국과 대만)간 매우 책임감 있고 실용적인 모습을 보여왔다"라며 "양안 간 현상 유지를 위해 열심히 노력해달라"라고 이례적으로 현상 유지를 강조했다.
1일 대만 중앙통신사 등에 따르면, 로젠버그 회장은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이 미국과 대만의 이익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면서 미국과 대만 사이에 매우 중요한 우선 사항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미국과 대만의 관계는 매우 견고하며 최근 몇 년 동안 이전보다 더욱 긴밀해졌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대만에 대한 미국의 지원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로젠버그 회장은 "대만에 대한 미국의 약속은 확고하며 원칙적이고 초당적인 동시에 변함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만의 민주주의 목소리에 대해 전세계가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며 대만이 세계 국제기구에 참여해야 한다고 말을 이었다. 또, 미국은 대만이 최근 국방개혁에서 많은 진전을 이룬 것을 매우 긍정적으로 높이 평가하고 있다"면서 대만의 자기 방어능력 강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에 대해, 현직 부통령인 라이 당선인은 지정학적 변화가 매우 빠르다면서 로젠버그 회장에게 오는 5월 20일 취임식에 참석해달라고 공식 초청했다.
마잉주, 중국과 대만은 하나, 하나의 중국 원칙에 따라야
중국을 방문중인 마잉주(왼쪽) 전 대만 총통이 1일 선전에서 쑹타오 중국 국무원 대만사무판공실 주임과 만나 환담하고 있다. 신화통신 연합뉴스
한편, 1일 중국에 도착한 마 전 총통은 선전 우저우 호텔에서 중국의 쑹타오 국무원 대만사무판공실 주임과 만나 환담했다. 이 자리에서 마 전 총통은 "중국 대륙과 대만은 불가분의 관계이며, '하나의 중국 원칙'을 확인한 1992년 컨센서스를 바탕으로 양안관계를 추진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그는 "지난해 중국 방문을 통해 양안의 피보다 진한 관계라는 사실과 같은 기운의 흐름을 느끼게 했다"라며 "양안의 학생 상호 방문 교류는 긴장된 대립을 줄이는 데 효과적이며 교류를 통해 평화를 이룰 가능성도 있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쑹타오 주임은 "양안 동포들은 한 가족이며, 한 가족이 자주 왕래하고, 자주 연락해야 한다"라면서 "대만 독립과 외부 세력의 간섭에 단호히 반대한다"라고 밝혔다.
마 총통은 앞서 이날 대만 타오위안 국제공항을 출발하기 전 자신의 중국 방문을 평화여행, 우정여행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선전에서 판셴창 중국 대만판공실 부주임의 영접을 받은 뒤, 드론 기업인 다장(DJI)과 텐센트, 전기자동차회사인 비야디(BYD) 등을 방문했다.
마 총통은 1일 자신의 마잉주 재단의 청년 학생 20명을 데리고 11일간 대륙을 시작했다. 그는 8일 베이징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회담을 가질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두 사람은 2015년 11월 7일 싱가포르에서 1949년 양안 분리 이후 첫 최고지도자 회동을 실현한 바 있다.
june@fnnews.com 이석우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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