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의 이란 영사관 폭격 직후 국제 유가 급등, 5개월 만에 최고
중동 긴장 외에도 중국 수요 증가, 러시아 감산 역시 가격 영향 미쳐
1일(현지시간)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시위대가 이스라엘과 미국 국기를 태우고 있다.로이터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이스라엘이 시리아의 이란 영사관을 폭격하고 이란이 보복을 예고하면서 중동의 긴장이 또다시 위험 수위에 이르렀다. 국제 유가 역시 5개월 만에 최고치로 뛰었다.
미국 경제매체 CNBC에 따르면 1일(현지시간) 미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거래된 5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가격은 배럴당 83.71달러로 전 거래일 대비 0.54달러(0.65%) 올랐다. 이는 종가 기준으로 지난해 10월 27일(85.54달러) 이후 약 5개월 만에 가장 높은 가격이다. 같은날 북해산 브렌트유 6월물 가격 역시 전 거래일 대비 배럴당 0.42달러(0.48%)오른 87.42달러에 거래됐다. 해당 가격 역시 지난해 10월 이후 최고가다.
시리아 알 이크바리야 방송과 SANA 통신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1일 낮 12시 17분 무렵 시리아 다마스쿠스 주재 이란 대사관 옆 영사관 건물을 미사일로 공격했다. 이 공격으로 이란 정치군대 혁명수비대(IRGC)의 고위 간부를 비롯해 여러 명이 숨졌다.
호세인 아미르압돌라히안 이란 외무장관은 이날 공격의 배후로 이스라엘을 지목했으며, 나세르 칸아니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이란은 영사관 폭격에 대응할 권리를 갖고 있다"며 보복을 예고했다.
미국 투자사 로스MKM의 레오 마리아니 애널리스트는 1일 투자자 보고서에서 “이 소식이 사실로 확인된다면 중동 분쟁이 분명히 커질 것이고 단기적으로 유가를 계속 상승시킬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현재 국제 유가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10개 비(非)OPEC 산유국들이 모인 ‘OPEC+’가 올해 2·4분기까지 감산 유지를 결정하면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세계 2위 산유국이었던 러시아의 알렉산드르 노바크 부총리는 지난달 29일 발표에서 2·4분기에 수출보다는 감산에 집중한다고 언급했다.
시장에서는 올해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전쟁, 홍해 친(親)이란 후티 반군의 항로 공격 등 공급 악재가 많은 상황에서 수요 역시 늘어난다고 보고 있다. 1일 중국에서는 경제매체 차이신에서 집계하는 제조업 구매관라자지수(PMI)가 발표되었다. 3월 제조업 PMI는 51.1로 13개월 만에 가장 높았으며 5개월 연속 50을 넘겼다. PMI가 50을 넘기는 것은 PMI 설문에서 경기 전망을 좋게 보는 비중이 그렇지 않은 비중보다 많다는 뜻이다. PMI 공개 이후 중국의 산업 활동이 늘어 석유 수요가 증가한다는 기대가 커지면서 유가 역시 덩달아 올랐다.
WTI 가격은 올해 들어 17.8% 뛰었으며 브렌트유 가격 역시 같은 기간 14.2% 올랐다.
한편 국제 금 가격은 중동의 긴장이 올라가면서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1일 미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거래된 6월물 금 선물은 전 거래일보다 18.70달러(0.84%) 상승한 온스(31.1g)당 2257.10달러에 장을 마쳤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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