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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금융당국 '실질적 조치' 압박 속 은행권 내부통제 관리조치 모범사례 나온다

금융위, 은행권에 책무구조도 도입 압박
은행권, 올해 상반기 내 내부통제 관리조치 모범사례 마련해 시범 실시

[단독] 금융당국 '실질적 조치' 압박 속 은행권 내부통제 관리조치 모범사례 나온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1일 서울 중구 모처 식당에서 은행장들과 만나 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금융위원회 제공


[파이낸셜뉴스]김주현 금융위원장이 최근 주요 시중 은행들에게 홍콩 주가연계증권(ELS) 사태를 막을 책무구조도를 도입할 것을 요청한 가운데 은행권에서 올해 상반기 내에 내부통제 관리조치 모범사례를 마련한다. 내부통제 실패에 따른 제재 사례를 분석하고 이를 방지하기 위해 필요한 방안을 마련해 내년 1월 책무구조도를 제출하기 전 시범 실시하겠다는 방침이다.

3일 금융당국과 은행권, 법조계에 따르면 김 위원장이 실효성 있는 책무구조도 도입이 필요하다고 지적한 가운데 은행권은 책무구조도 도입 이전에 '내부통제 관리 조치 모범사례'를 조속히 마련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은행연합회는 최근 '내부통제 관리조치 모범사례' 마련을 위한 연구용역을 발주했으며 한 로펌과 용역계약을 앞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업계 관계자는 "ELS 사태가 재발하지 않도록 책무구조도를 꼼꼼히 설계하라고 금융위원장이 당부한 만큼 과거 은행권의 제재 사례나 경영유의 조치 사례 등을 분석해 내부통제 조치를 마련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법조계 관계자는 "이달 안에 용역 결과가 나오도록 속도를 내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국회를 통과한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지배구조법)' 개정안은 임원별 내부통제 책임을 사전적으로 기재해두는 책무구조도가 핵심이다. 책무구조도는 임원에게 내부통제에 대한 관리조치 의무를 부여하고, 이사회의 내부통제 역할을 명확히 구체화해 명시하는 것을 의미한다. 은행과 금융지주는 개정안 시행(7월 3일) 이후 6개월 이내인 내년 1월 3일까지 금융당국에 책무구조도를 제출해야 한다.

은행권과 법조계에서는 지배구조법 시행령 및 감독규정이 시행되기 전인 6월까지 금융당국에서 책무구조도에 대한 템플릿을 마련해주면 이에 맞춰 책무구조도를 마련해 올해 12월 말까지 제출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최근 금융업계에서 각종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으면서 금융당국에서 책무구조도 도입을 서둘러야 한다는 분위기가 짙어지고 있다. 특히 김 위원장이 나서서 실효성 있는 책무구조도 도입을 요청하면서 은행권의 시계가 더욱 빨라졌다.

김 위원장은 지난 1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광주은행장과 간담회를 가진 자리에서 "책무구조도가 형식적으로 운영되지 않도록 하려면, 이번 ELS 사태 상황에서 '책무구조도'가 있었다면 어떤 결과가 나타났을지 생각해 보는 게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책무구조도'가 법령에 따라 마지못해 도입하는 제도가 아니라 내부 통제 문제의 실질적인 해결책이 될 수 있도록 많은 고민을 해 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책무구조도가 실제로 작동하려면 내부통제 관리조치가 핵심이라고 은행권에서는 입을 모은다.
책무구조도에 명시된 내부통제 관리조치를 미실행하거나 불충분한 관리를 한 임원에 대해선 신분 제재를 부과하기 때문이다. 다만 금융사고 발생시에도 상당한 주의를 다해 내부통제 관리조치를 할 경우엔 책임을 경감 또는 면제해준다.

은행권 관계자는 "과거 발생했던 내부통제 실패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책무구조도를 만드는게 목표"라며 "이를 위해 필요한 조치를 이번 모범사례로 제시해보고 은행들도 내년 1월 책무구조도 시행 이전에 시범적으로 실시해서 보완할 부분이 있는지 확인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