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룡 회장의 파격 인사...인적 쇄신 '메시지'
외부 경쟁사 인재 영입해 조직 활력, 기업문화 이식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 우리금융지주 제공.
[파이낸셜뉴스]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기업 문화 이식' 행보를 올해도 이어가고 있다. 안안열 전 신한은행 부행장을 우리금융캐피탈 감사로 선임해 인적 쇄신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다.
2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우리금융캐피탈은 최근 내부감사총괄임원에 안효열 전 신한은행 부행장을 선임했다. 안효열 신임 감사는 고려대 경영학과를 나와 지난 1992년 신한은행에 입행해 반포지점장, 영업추진부장, 개인고객부장, 퇴직연금사업그룹 부사장보, WM그룹장 등을 거쳤다. 지난 2022년 말 퇴임한 그가 회사 전반의 민감한 정보를 알 수 있는 감사를 맡았다는 사실 자체가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일반적으로 금융회사 감사는 금융감독원, 한국은행 등 당국 출신 인사가 맡았다. 이에 우리금융은 물론 신한은행에서도 이번 인사에 대해 예상하지 못했다는 반응이 나온다.
이번 인사는 임종룡 회장이 신한금융그룹에 추천받아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전 금융위원장이자 NH농협금융지주 회장 출신인 임 회장은 조직 문화 쇄신 방식으로 '외부 수혈'을 택했다.
제조업이나 다른 서비스업과 달리 비슷한 상품으로 경쟁해야하는 금융회사가 영업 측면에서 쇄신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는 기업 문화 이식이다. 경쟁사의 조직 운용 전문성을 배우고, 기존 내부의 긴장감을 제고하는데 효과적이라는 이유에서다.
지난해 취임 직후부터 임 회장은 외부 출신을 그룹 요직에 선임했다. 우리은행 전신인 한일은행과 상업은행의 해묵은 파벌 경쟁에 외부 출신 영입을 통해 해소시키겠다는 의지를 담은 것이다.
남기천 전 멀티에셋자산운용 대표를 우리자산운용 최고경영자(CEO)로 영입한 것도 궤를 같이 한다. 남 대표는 최근 우리종합금융 CEO로 발탁돼 증권사 인수합병이라는 우리금융의 '숙제'를 맡았다. 남 대표의 후임 우리자산운용 CEO는 최승재 전 멀티에셋자산운용 대표다. 역시 외부 '수혈' 인사다.
우리카드도 지난 2월 유태현 신한카드 전무와 박위익 SGI서울보증 전무 등 2명을 데려왔다.
업계 관계자는 "임 회장이 신한은 물론 여러 경쟁사에 능력있는 임원들을 적극 영입하겠다는 의지가 강하다"면서 "조직의 긴장감을 불어넣어 성과를 끌어올리겠다는 취지지만 내부에서는 불만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신한금융도 지난 우리자산운용 대표를 지낸 최영권 서강대 겸임교수를 사외 이사로 선임한 바 있다.
mj@fnnews.com 박문수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