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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텔스 레이더용 질화갈륨 반도체를 국내서 만든다

ETRI, 150나노급 파운드리 시범 서비스
국내 최초이자 세계 6번째 위탁생산 가능
방산·통신·위성 기술 자립화에 기여 전망

스텔스 레이더용 질화갈륨 반도체를 국내서 만든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팹에서 제작된 4인치 질화갈륨 반도체 웨이퍼. ETRI 제공
[파이낸셜뉴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국내 최초 150나노 질화갈륨(GaN) 반도체 기술 국산화를 위한 파운드리 시범 서비스를 시작한다. 지금까지 반도체 설계 전문회사들은 국내 양산 및 설계환경이 부족해 전량 해외에 위탁생산을 맡겨왔었다.

최근 세계적으로 기술 전략물자회의 대표적인 GaN 반도체를 위탁생산 시범 서비스함으로써 차세대 반도체 기술 자립화에 도움이 될 전망이다.

ETRI는 4일 산·학·연 관련 관계자가 참석한 가운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통신용 화합물반도체 연구 파운드리 구축사업'으로 개발한 세계적 수준인 150나노 질화갈륨 마이크로파집적회로(MMIC) 설계키트(PDK) 공개발표회를 개최했다.

GaN 반도체는 차세대 반도체 핵심 소재·소자로 스텔스기의 에이사(AESA) 레이더, 6G통신에 사용되는 등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기존 실리콘, 탄화규소 및 갈륨비소 반도체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대안으로 인정받는다. 최근 기술 전략물자화의 대표적 기술로 최첨단 무기에도 적용될 만큼 중요성이 주목받고 있다.

프랑스 IT 시장조사업체 욜 그룹에 따르면, GaN 무선통신(RF) 소자 시장규모는 2028년 3.6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150나노 GaN 반도체는 오직 전 세계에서 6개 기관에서만 파운드리 생산이 가능하다. 150나노급은 초미세패턴으로 반도체 화합물 물성이 우수해 20GHz~30GHz에서도 동작할 수 있다.

ETRI 관계자는 "미세패턴공정, 식각 등 주요 공정에서 매우 우수한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고, 수율이나 신뢰성 측면에서 세계 최고"라고 자평했다.

ETRI는 K-방산 등 반도체 관련 기업을 적극적으로 지원할 예정이다. 칩 설계에 꼭 필요한 설계환경까지 제공해 줌으로써 칩 제작을 더욱 쉽게 도와준다.

스텔스 레이더용 질화갈륨 반도체를 국내서 만든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연구진이 팹에서 만들어진 질화갈륨 반도체를 살펴보고 있다. ETRI 제공


먼저 연구진은 멀티프로젝트웨이퍼(MPW) 서비스를 위해 4월 중 제안서 접수를 통해 4개 기업을 선정한 후 설계를 신청받아 하반기 1차 서비스를 시작한다. 2025년과 2026년에도 각각 4개 기업을 선정, 3년 동안 총 12개 기업의 칩 생산까지 무료로 책임진다.

ETRI가 제공하는 프로세스 설계키트는 소자 정보와 모델, 레이아웃 및 회로 검증 등을 포함하며 MMIC 설계를 위한 환경을 제공한다. 이로써 사용자들이 쉽게 파운드리 서비스를 활용토록 문턱도 낮췄다.

ETRI 관계자는 "150나노급 GaN 소자 및 집적회로는 동작주파수 30GHz 대역에서도 동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때문에 이번 서비스에 군수무기체계 업체는 물론, 관련 산·학·연 등이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ETRI 방승찬 원장은 "그동안 해외업체에 종속돼 있던 다양한 ICT 융합 애플리케이션에 적용할 수 있는 GaN 부품 공정의 자립화를 이끌게 됐다"며, "차세대 이동통신 및 레이다 등에 쓰이는 고출력 GaN 소자 국산화를 이룸으로써 수출 규제 대응 및 국제기술 경쟁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ETRI가 국내기업과 공동연구를 통해 개발한 GaN 고출력소자부품은 국내 차세대 구축함인 이지스함 레이더의 체계적합성 시험을 통과한 상태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