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국내외 기준금리 인하 시점은 불분명함에도 인하 기조가 조만간 본격화한다는 기대감에 시장에 돈이 돌기 시작했다.
4일 KIS자산평가에 따르면 회사채 투자심리를 가늠할 수 있는 크레딧 스프레드(신용등급 AA- 기준 회사채 3년물 금리-국고채 3년물 금리)는 지난 3일 기준 57.7bp(1bp=0.01%포인트)를 가리키고 있다.
올해 1월 초 74.7bp 수준에서 20bp 가까이 축소된 모습이다. 크레딧 스프레드의 축소는 통상 기업들의 자금조달 환경이 종전보다 좋아졌음을 의미한다. 반대로 스프레드 확대는 기업들의 자금조달 환경이 종전보다 위축된 것을 뜻한다.
기준금리 인상 기조가 한창이던 지난해 1월 크레딧 스프레드는 141.7bp를 가리켰다. 레고랜드 사태로 채권시장이 위기를 맞았던 2022년 11월 크레딧 스프레드는 180bp를 넘기도 했다.
그러나 기준금리 인하 방향이 확실한 만큼 채권시장에 봄기운이 만연하다. 외려 기관투자자들의 자금 집행이 개시되는 1~2월의 60~70bp에 비해서 좁혀진 상태다.
KIS 자산평가에 따르면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연초 연 3.2%대였으나 4월 3일 기준 연 3.3% 수준으로 소폭 올랐다. 같은 기간 신용등급 AA- 기준 회사채 3년물 금리는 연 3.99% 수준에서 연 3.90%로 내려갔다. 채권 개미들이 금리 메리트에 회사채를 대거 투자 바구니에 담으면서 수급을 받쳐주는 모습이다.
미래에셋증권 정연홍 연구원은 "국내 크레딧 강세(회사채 가격 상승, 회사채 금리 하락) 요인은 대외 금융환경과 상관관계가 높다"면서 "현재 유동성이 전 세계 위험자산 향방을 좌우하는 핵심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에 글로벌 크레딧 동조화 현상이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달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통해 연내 금리인하에 대한 확신이 강화됐다"면서 "향후 고용지표에 따라 금리인하 횟수가 조정될 여지는 있지만 인하로의 기조 전환은 지난해보다 선명해졌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4월 유동성 축소 우려가 상존하지만 크레딧의 추세 확대 가능성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라고 평가했다.
금리인하 기대감이 살아 있고, 리세션(경기 침체) 부담이 없는 상황에서는 소위 '밀리면 사자'는 수요가 계속 나타날 것이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정 연구원은 "경계감은 가져야겠지만 한국 내수경기를 감안할 때 미국보다 먼저 인하를 단행할 가능성도 열려 있다"고 말했다.
khj91@fnnews.com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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