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

한미사이언스 '차남·모친' 공동대표 체제 확정, 상속세 문제 푸나

한미사이언스 이사회서 임종훈 대표로 선임
모친인 송영숙 회장과 '공동 대표 체제' 꾸려
장남 임종윤 사장, 한미약품 대표 오를 전망
갈등 임시봉합..오너일가 상속세 문제 풀어야

한미사이언스 '차남·모친' 공동대표 체제 확정, 상속세 문제 푸나
송영숙 한미그룹 회장이 4일 오전 서울 송파구 한미타워에서 열린 한미사이언스 이사회에 참석하고 있다. 뉴스1


[파이낸셜뉴스] 한미사이언스가 창업주인 고(故) 임성기 회장의 차남인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사내이사와 아내인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을 공동 대표로 확정했다.

4일 한미사이언스는 서울 송파구 한미타워에서 이사회를 갖고 임종훈 사내이사를 송 회장과 공동 대표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승인했다. 이로써 한미그룹의 지주회사인 한미사이언스는 공동 대표 체제를 확정하게 됐다.

이날 이사회에서는 장남 임종윤 한미사이언스 사내이사를 한미약품 대표로 선임하기 위해 한미약품 임시 주주총회 개최 방안도 논의됐다.

한미약품 임시 주총을 통해 임종윤 사내이사는 대표이사에 선임되고 개인 최대주주인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도 한미약품 이사에 선임될 예정이다. 신 회장은 한미사이언스 지분 12.15%, 한미약품 지분 7.72%를 보유한 개인 최대주주로 한미 경영권 분쟁에서 임종윤·임종훈 사내이사 편에 섰고, 창업주인 임 회장과 오랜 인연이 있는 인물이다.

이날 한미사이언스는 화합을 위해 임종훈 대표가 한미사이언스 공동대표를 맡게 됐다고 밝혔다. 창업주 일가의 경영권 분쟁이 종료된 이후 화합을 위한 임시 조치로 해석된다.

한미그룹의 경영권 분쟁은 장차남측이 승리를 하면서 일단락됐지만 풀어야할 문제가 많다. 가장 큰 문제는 오너 일가의 상속세 문제다. 한미그룹의 경영권 분쟁이 촉발된 시발점도 상속세 납부 문제였고, 이 문제는 아직도 해결되지 않았다. 오너 일가에게 부과된 상속세는 약 5400억원으로 이 중 2700억원 가량이 남아있다.

이번에 공동 대표 체제가 마련된 것도 상속세 납부 문제를 풀기 위한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상속세를 연대납부해야 하기 때문이다. 경영권 분쟁을 통해 가족 간 다툼이 있었지만 상속세를 납부해야 하는 것은 공통적 이슈기 때문에 우선 손을 잡고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세무당국은 미납 상속세에 대해 상속인 누구에게나 전부 또는 일부의 이행을 청구할 수 있다. 어느 한쪽이 상속 지분만큼의 상속세를 완납해도 다른 쪽이 상속세를 내지 않으면 세무당국은 완납 상속인 재산에 대해서도 압류 처분 등이 가능하다.

한미그룹 오너일가가 이미 납부한 상속세 중 상당 부분은 주식담보대출이기 때문에 상속세 문제를 풀기 위해 새 경영진이 글로벌 사모펀드(PEF) 운용사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와 손을 잡는 방안도 추진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재원 마련을 위한 지분 매각 가능성에 임종윤·임종훈 형제 측은 공식적으로 “지분 매각은 없다”는 입장을 여러 차례 내놨다.

또 송 회장 역시 형제에게 “아버지가 물려준 회사의 소중한 지분을 값을 많이 쳐 주겠다고 유혹하는 해외 펀드에 팔아버리는 어리석은 행동은 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한미그룹은 최근 경영권 분쟁을 지속했다. 지난 1월 한미약품그룹이 OCI그룹과의 통합 계획을 발표한 후 장·차남은 이를 저지하기 위해 한미그룹의 한미사이언스의 신주발행금지 가처분 신청을 하는 등 맞섰고, 지난달 28일 한미사이언스 주주총회 표대결에서 장·차남측이 소액주주 등 우호지분을 확보, 최종 승리를 하면서 마무리됐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