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

美-나토 ‘우크라 지원 신경전’..尹 대처 주목

尹, 3번째 나토 정상회의 초청
화두는 1000억불 우크라 군사지원
美 주도 람슈타인 그룹과 별개 추진
즉, 나토의 '트럼프 리스크' 대비책
백악관 "람슈타인, 나토보다 커" 불만
외교부 "나토 회원국 대상"이라지만
조태열 참석 외교장관회의서 논의돼
韓 동참 요구 가능성 배제하진 못해
결국 7월 정상회의 때 尹 대처 관건


美-나토 ‘우크라 지원 신경전’..尹 대처 주목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7월 12일(현지시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맹국 및 파트너국 정상회의가 열리는 리투아니아 빌뉴스 리텍스포(LITEXPO)에 도착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올해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에 초청됐다. 2022년과 지난해에 이어 3번째 초청으로, 우리나라가 파트너국으로서 나토와의 협력이 심화됐음을 보여준다.

다만 나토가 1000억 달러 규모 우크라이나 군사지원을 발표하면서 윤 대통령의 이번 나토 정상회의 참석이 갈등의 기로에 서는 계기가 될 수 있는 지적이다.

임수석 외교부 대변인은 4일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이 정상회의에 한국을 초청하겠다고 발언한 데 대해 “우리나라는 나토의 글로벌 파트너로서 3번째로 정상회의에 초청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번 정상회의에서 관심이 쏠리는 사안은 스톨텐베르그 총장이 제안한 한화 134조원 규모인 1000억 달러의 우크라이나 군사지원금이다. 단순히 대규모 군사지원 자체 때문이 아닌 정치적 성격 때문이다. 우리나라가 난처한 입장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우크라이나 군사 원조는 미국 주도로 나토 회원국은 물론 우리나라를 비롯한 비회원국 24개국도 참여 중인 ‘람슈타인 그룹’이라 불리는 우크라이나 방위연락그룹에서 진행되고 있다. 그럼에도 스톨텐베르그 총장이 별도의 군사지원 구상을 제시한 건 오는 11월 미 대선 때문이다. 유력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나토 탈퇴까지 거론하며 외국에 대한 군사지원에 부정적인 입장을 내고 있다.

현재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지원에 앞장서고 있지만, 정작 바이든 행정부가 요청한 한화 82조원 규모 610억달러 우크라이나 지원 예산은 공화당의 반대에 부딪혀 의회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이런 와중 한국이 나토의 ‘트럼프 리스크’ 대비에 동참한다면 미국 측에선 불만을 가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미측은 이미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소통보좌관이 나서 “람슈타인 그룹이 나토보다 크고, 이들을 결집시키는 건 미국의 지도력”이라며 불편한 기색을 내비친 상태다.

우리 정부는 나토의 구상이 아직 구체화되지 않았고, 우리나라는 회원국이 아닌 파트너국인 만큼 선택을 강요받을 가능성도 적다는 인식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우크라이나 군사지원은 나토 회원국 차원에서 이뤄지는 것으로 보인다”며 “또 우크라이나에 대해선 우리 정부가 올해까지 3억달러, 중장기적으로 20억달러 지원계획을 발표했다”고 말했다.

다만 스톨텐베르그 총장은 현재 조태열 외교부 장관이 참석하는 나토 외교장관회의에서 우크라이나 군사지원 논의를 시작한다는 입장인 만큼, 나토가 앞으로 한국에 어떤 요구를 할지 속단하긴 어렵다는 게 외교가의 전언이다.

결국은 윤 대통령의 향후 대처가 관건이다. 오는 7월 나토 정상회의 즈음이 돼야 우크라이나 군사지원의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uknow@fnnews.com 김윤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