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공공기관·연구기관 등 뭉쳐
‘지지부진’ 철도 지하화에 힘 더해
성공사례 꼽히는 ‘경의선 지하화’
오세훈 "도시경쟁력 상승 기회"
다음 타자엔 수색~서울역 ‘물망’
오세훈 서울시장(오른쪽 첫번째)이 4일 '철도지하화 통합개발 협의회 출범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서울시 제공
'도심 분단의 벽'인 지상철도를 지하화하는 사업이 4월 총선을 앞두고 재부상하고 있다. 지상철도 지하화 사업은 그동안 역대 정권들이 선거철 때마다 공약으로 내세웠지만, 관련 부처간 이해가 상충하면서 번번히 무산돼 왔다. 하지만 윤석열 대통령의 당선인 시절부터 공약으로 내세운 데다가 오세훈 서울시장의 새로운 서울도심 정책과 맞물리면서 착공 가능성이 커졌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4일 서울 용산구 서울드래곤시티 3층 그랜드볼룸 한라홀에서 진행된 '철도지하화 통합개발 협의회 출범식'에 참석해 철도지하화를 통해 도시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철도지하화 통합개발 협의회는 지상철도를 지하화하고, 철도로 단절된 도심을 혁신적으로 재창조하기 위해 지자체·공공기관·연구기관·학계·업계·전문가 등으로 구성된다.
오 시장은 "앞으로 지하화하는 철도부지 중 일부는 미래형 거점공간으로 개발하고, 나머지는 시민들을 위한 열린공간으로 조성하는 등 전략적으로 활용하면 가용지가 부족한 서울에 새로운 도시공간을 창출하고, 도시경쟁력을 상승시키는 엄청난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에는 70㎞가 넘는 6개 노선의 국가철도(경부·경인·경원·경의·경춘·중앙선) 지상구간과 약 30㎞의 지상 도시철도(2·3·4·7호선) 구간이 있다.
오 시장은 "철길 인근 거주 주민들은 소음과 분진 때문에 불편을 겪었고 철도로 인해 지역이 단절되면서 지역 간 소통과 발전이 저해되는 문제도 있었다"며 "서울시는 그 어느 지역보다 지상철도의 지하화에 대한 요구가 크고, 지하화로 인한 도시변화가 가장 크게 나타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서울시는 지난해 수립한 '2040 서울도시기본계획'에 지상철도 전체 구간을 장기적으로 지하화하고, 지상구간은 녹지·문화·상업 용도로 입체복합개발하는 내용을 포함시켰다. 그러면서 오 시장은 지상철도의 지하화 사례도 들었다.
오 시장은 "경의선 철도를 지하화하고 기존 철로를 선형공원인 '경의선 숲길'로 만들었더니 지역 상권이 살아나고 사람들이 찾아오는 등 활력이 살아났다"고 덧붙였다. 경의선 숲길은 용산~가좌 간 6.3㎞ 구간 경의선 및 공항철도를 지하철로 완성한 뒤 공원을 조성한 것이다.
철도지하화 사업의 우선 착공 순위도 관심 대상이다. 서울 서대문구와 마포구를 가르는 수색역~서울역 구간의 경의선 지상 철도 지하화사업은 수십년째 이야기만 나오고 실행이 되지 않으면서 지역 불만이 만만치 않다. 해당 인근 지역은 지역 노후화가 극심해지면서 새로운 개발공간 확보가 시급한 실정이다.
지상의 철도를 지하화하고 해당 지상 부지를 주거·상업·업무 시설 등으로 복합개발하도록 허용하는 특별법도 국회를 문턱을 넘으면서 서울 시내 각 구청들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서대문구청은 올해 최우선 사업으로 경의선 지하화와 상부 공간 입체복합개발을 손꼽고 있다. 서울 용산구도 철도 지하화 특별법 가결에 따라 용산지역 지상철도 지하화를 본격 추진 중이다.
ronia@fnnews.com 이설영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