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도 대항 훈련 실시로 맞대응. 11일 미,일, 필리핀 3개국 워싱턴 정상회담 개최
지난 5일(현지시각) 필리핀 보급선 우나이자 메이 4호가 중국과 해상 영유권 분쟁 중인 남중국해 세컨드 토마스 암초(필리핀명 아융인) 인근 해역으로 진입하다가 두 척의 중국 해안경비선으로부터 물대포를 맞고 있다. 미국·호주·필리핀·일본 등 4국은 7일 남중국해 필리핀 배타적경제수역(EEZ)에서 합동 훈련을 실시했다. AP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베이징=이석우 특파원】남중국해에서 중국과 필리핀의 갈등과 물리적 충돌이 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미국·일본·호주·필리핀이 남중국해에서 중국을 겨냥한 해군 및 공군의 첫 합동 훈련을 실시했다.
7일 신화통신 AFP통신 등에 따르면, 이들 4개국은 남중국해 스프래틀리 군도 세컨드 토머스 암초(중국명 런아이자오·필리핀명 아융인) 인근의 필리핀 팔라완섬 북서쪽 해상 지역에서 군사 합동 훈련을 벌였다. 필리핀의 배타적 경제수역(EEZ) 안으로 중국과 필리핀이 최근 영유권을 놓고 대립해 온 지역이다.
필리핀 국방부의 아르세니오 안도롱 대변인 등은 이날 훈련에 미군의 최신 연안전투함(LCS) 모바일함, 호주 호위함 와라문가함 및 공군 초계기, 일본 해상자위대 구축함 아케보노함, 필리핀 프리깃함과 초계함 등 군함 2척이 참여해, 감시 및 통신 활동 등을 벌였다고 밝혔다. 주필리핀 일본 대사관은 성명에서 대잠수함 훈련도 포함됐다고 공개했다. 잠수함과의 전투를 염두에 둔 훈련을 전개한 것이다.
필리핀 국방성 대변인은 참가국 함선들은 난사(스프래틀리) 제도의 일부 지역에서 훈련을 벌였다고 확인했다. 일본을 포함한 4개국의 첫 군사적 대응을 염두에 둔 합동 훈련으로 남중국해에서 필리핀과 충돌을 거듭하는 중국에 대한 공동 대처를 목적으로 했다. 이들 4개국은 지난해 8월에도 해상 합동 훈련을 실시했다. 그러나 군사적 대응이 아닌 해상 보급과 집합 훈련에 그쳤었다.
4개국 국방장관들은 6일 공동성명을 통해 합동 훈련에 대해 "자유롭고 열려 있는 인도·태평양을 지지하기 위한 지역적이고 국제적인 협력을 강화하려는 4개국의 집단적인 결의를 보여주려는 것"이라고 밝혔다. 또 이번 훈련을 통해 4개국 병력의 전술·기술·절차의 상호 운용성을 강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은 "이번 4개국 합동 훈련이 모든 국가가 국제법이 허용하는 어디에서든 비행·항행·작전을 할 자유가 있음을 확실히 하려는 우리의 공통된 약속에 힘을 실어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들 4개국 국방장관들은 이번 공동훈련을 첫 해상협동활동으로 규정하면서 앞으로도 이와 같은 공동 훈련을 계속해 나가기로 했다.
4개국은 중국의 남중국해 영유권 주장이 국제법상 근거가 없다는 2016년 국제상설중재재판소(PCA) 판결이 최종적이고 법적 구속력이 있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최근 세컨드 토머스 암초 일대 해상에서는 필리핀과 중국 함정이 부딪히고 중국 해경선이 필리핀 선박에 물대포 공격을 가하는 등 양국 간 직접 충돌이 여러 차례 벌어졌다.
이와 함께, 미국과 일본, 필리핀은 오는 11일 미국 워싱턴에서 첫 3국 정상회의를 개최하고 최근 남중국해에서 벌어진 사건 등을 논의하는 등 중국에 대한 견제 입장을 분명히 할 계획이다. 이들 세 나라는 이번 정상회담에서 협의체 마련 등 남중국해에서의 공동 훈련의 정례화와 공동 해상 방위의 제도화를 시도하고 있다.
한편, 중국군도 이날 '맞불' 성격의 남중국해 해·공군 훈련에 나섰다.
남중국해를 담당하는 중국인민해방군 남부전구는 사회적관계망(SNS) 공식 계정을 통해 "7일 남해(남중국해) 해역에서 연합 해·공군 전투 훈련을 조직했다"라며 "남해를 혼란에 빠뜨리고 분쟁을 만드는 일체의 군사 활동을 최대한 통제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중국군은 구체적인 훈련 장소와 규모 등에 대해서는 공개하지 않았다.
중국의 남중국해 훈련은 '중국 견제'를 기치로 결속을 강화하고 있는 미국·일본·호주·필리핀의 이날 남중국해 합동 훈련을 직접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june@fnnews.com 이석우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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