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30세 이하 해외 파견 노동자 전원 귀국’ 같은 초강력 지침 하달
장마당 세대 북한 노동자들, 고난의 행군 이전 세대와 명백히 달라
현장선 젊은 인력들 선호, 뚜렷한 해결 방안 없어 북한 당국 골머리
[파이낸셜뉴스] 북한
2016년 9월 10일 중국 길림성 연변 조선족 자치주 도문시 경제 개발구에서 북한 노동자들이 출근하고 있다. (사진은 특정 사실과 직접 관련 없음) 사진=연합뉴스
최근 해외 노동시장인 중국에 이어 아프리카 콩고에서도 북한 노동자들의 집단행동이 이어지고 있다고 7일 전해졌다.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북한 세대교체 주역인 장마당 세대 즉 북한 MZ세대 청년들을 중심으로 집단행동이 표면화되고 있으며, 외화벌이해야 하는 북한 당국 입장으로는 젊고 건강한 청년 노동자를 원하는 현지 요구를 무시할 수 없어 곤혹스러운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1월 중국 길림성 의류 제조 및 해산물 가공 공장 임금체불로 북한 노동자 수백 명이 기물 파손 등 거친 항의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이어 2월엔 중국 요녕성 의류 가공 공장에서 귀국 일정 지연으로 북한 노동자 10여 명이 출근 거부 및 파업을 벌였으며, 3월에는 아프리카 콩고 공화국 건설 현장에서 귀국 일정 지연으로 북한 노동자 수십 명이 집단행동을 했다는 것이다.
가장 큰 문제는 이 사건 핵심이 대부분이 현재 20~40대인 북한 장마당 세대, 소위 MZ세대로 불리는 이들로 분석됐다.
일본 산케이 신문도 한국 통일부의 북한 내부 소식통을 인용한 보고서에서 “콩고 건설 현장에서의 집단행동 역시 북한 당국이 30세 이하 해외 파견 노동자 전원을 귀국시키라는 지침을 내렸지만, 현장 책임자들이 외화벌이 등을 이유로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서 해당 노동자들이 이에 반발해 벌어진 일”이라고 전했다.
보고서는 “지난 1월 중국에서 벌어진 사건 이후 북한 당국이 정보를 통제하고 있지만 중국과 러시아 등 10만여 명 해외 파견 북한 노동자들 사이의 집단행동에 관한 소문은 오히려 확산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러시아에 파견된 노동자들의 불만 쌓인 현실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북한 노동자들은 20대 전후 장마당 세대 남성들이 대부분인데, 이들이 스마트폰(손전화)을 이용해 모두가 개별적으로 일을 구해야 하는 노동 환경이기 때문에 비교적 외부 문물에 많이 노출돼 있고 또 이들을 원천적으로 통제할 방법도 없는 게 현실이라고 전해졌다.
전문가들은 북한 당국이 곤혹스러운 와중에 이번에 ‘30세 이하 해외 파견 노동자 전원 귀국’과 같은 강력한 지침을 내리기는 했지만, 해외에서 집단행동에 나서고 있는 장마당 세대 북한 노동자들은 과거 고난의 행군 이전 세대와는 명백히 다르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지난 2월 초 북한 노동자 300여 명이 철도를 이용해 러시아에 도착했다. 3월에는 평양과 블라디보스토크 간 고려항공 노선이 주 2회에서 3회로 증편되는 등 북한 당국이 노동자들을 러시아로 꾸준히 파견하고 있는 정황이 속속 포착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 당국이 해외에 노동자들을 파견해 수십 년간 감시·통제로 외화벌이에 활용해 왔지만, 이러한 관행에 혈기 왕성한 MZ세대 해외 노동자들의 저항으로 경종이 울리고 있는 상황으로 관측된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023년 11월 4일 강서기관부속품공장 노동자들이 당보 학습을 통해 당의 사상을 튼튼히 무장해나가고 있다고 전했다. (사진은 특정 사실과 직접 관련 없음) 사진=노동신문 캡처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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