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당시 현장을 촬영한 폐쇄회로(CC)TV 화면. 뉴욕포스트 유튜브 캡처
[파이낸셜뉴스] 미국 뉴욕의 한 건물 유리문이 부서지면서 파편에 맞아 뇌손상을 입었다고 주장한 여성이 수백억의 배상을 받게 됐다.
지난 4일(현지시각) 뉴욕포스트와 더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전직 JP모건 애널리스트 출신 여성 메건 브라운(36)이 사고 건물주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승소했다. 뉴욕 법원 배심원단은 건물주가 브라운에게 총 3500만 달러(약 471억8000만원)를 배상해야 한다고 평결했다.
보도에 따르면 사고는 지난 2015년 2월 발생했다. 맨해튼 매디슨애비뉴에 위치한 한 빌딩에서 브라운은 건물 밖으로 나가기 위해 유리로 된 출입문을 어깨로 밀었다. 뒤따르던 한 남성도 문 중앙을 휴대전화를 쥔 손으로 밀었다. 이때 갑자기 문이 산산조각 부서졌다.
그 과정에서 수많은 파편들이 브라운의 머리 위로 쏟아졌다.
브라운은 이 사고로 영구적인 외상성 뇌손상을 입었다고 주장했다. 두통과 현기증, 치매 조기 발병 가능성도 갖게 됐다고 한다.
그런가 하면 당시 27세의 유망했던 애널리스트 경력이 사실상 단절됐으며, 연인과도 이별해야 했다고 주장했다.
법정에 선 브라운은 "후각과 미각이 상실됐고 한때 유창했던 스페인어도 잊어버렸다. 기억력, 집중력, 어휘력이 모두 저하됐다”고 했다. 이어 “사고 후 1년을 쉬고 복직했으나 사고 후유증으로 성과를 내지 못해 결국 해고당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건물주 측 변호사는 "브라운이 문에 기대 있었고 남성이 휴대전화 모서리로 문을 밀었다. 밖의 기온은 낮았고 내부는 따뜻했다. 유리에 가해지는 힘을 감당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건물의 안전상 문제는 없었다. 유리문에 균열이 있었다는 증거도 없고 원래대로 잘게 부서졌다"고 변론했다.
아울러 심각한 뇌손상을 입었다는 브라운 주장을 믿을 수 없다며 변호사는 "브라운이 입은 유일한 외상은 손이 베인 상처뿐이고 불과 5일 만에 치료했다. 브라운의 증언은 일관성이 없어 신뢰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자 브라운 측은 "그러한 증언에 대한 오류가 바로 뇌손상의 증거"라고 반박했다.
치열한 양측 공방 끝에 배심원단 6명은 만장일치로 브라운의 손을 들어줬다. 배심원단은 브라운의 과거, 현재, 미래의 고통과 치료비, 삶의 즐거움 상실 등 이유로 건물주가 브라운에게 총 3500만 달러를 배상하라고 평결했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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