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지법 "끔직한 사고, 피해자 유족과 합의했더라도 선처 안 돼"
해당 업체 총괄이사 금고 1년 6개월, 회사 법인 벌금 1억5000만원
【파이낸셜뉴스 울산=최수상 기자】 기계 결함을 확인하고도 조치를 취하지 않아 청소 중이던 노동자가 숨지는 사고를 낸 자동차 부품 제조업체 대표가 1심에서 실형을 선고 받았다.
울산지법 형사3단독(부장판사 이재욱)은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자동차 부품 제조업체 대표이사 A씨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다고 8일 밝혔다.
재판부는 이와 함께 업체 총괄이사 B씨에게 금고 1년 6개월을, 회사 법인에 벌금 1억 5000만원을 각각 선고했다.
경남 양산에 위치한 해당 업체에서는 지난 2022년 7월 14일 오전 네팔 국적의 40대 남성 근로자가 다이캐스팅(주조) 기계 내부 금형을 청소하던 중 기계 사이에 머리가 끼여 숨지는 일이 발생했다.
사고에 앞서 A씨는 지난 2021년 9월 이후 기계 안전점검을 담당했던 대한산업안전협회로부터 다이캐스팅 기계 안전문 방호장치가 파손된 사실을 여러 차례 보고 받았다.
안전문을 열면 기계 작동이 멈춰야 하는데 방호 장치 결함으로 안전문을 열어도 작동이 계속된다는 점검 내용이었다.
하지만 A씨는 사고 발생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알면서도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또 사고 발생에 대비한 작업 중지, 근로자 대피, 위험요인 제거 등에 관한 매뉴얼도 마련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A씨 등은 사고 발생 열흘 전까지도 대한산업안전협회로부터 재해 발생 위험성 등에 관한 지적을 받았지만 제대로 조치를 취하지 않아 결국 피해자가 사망하는 끔찍한 결과를 초래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사고 직후 신속하게 피해자의 유족과 합의했고 시정 조치를 마쳤지만 집행유예 등의 선처는 할 수 없다"라고 덧붙였다.
ulsan@fnnews.com 최수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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